사회일반

`후보 찍고 사진 찍고' 투표 인증샷 열풍

SNS 선거운동 첫 허용되며

젊은층 중심 투표 독려 러시

인증샷 찍으면 불고기 반값

곳곳서 색다른 이벤트도

제19대 국회의원선거날인 11일 오후 춘천시 한 투표소 앞. 화장기 하나 없는 얼굴의 20대 여성이 스마트폰을 꺼내 '강남동 제3투표소' 벽보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었다. 이 여성은 투표를 했다는 증거로 자신의 얼굴과 손등에 찍힌 도장, 벽보가 모두 나오도록 사진을 찍은 뒤 “인증샷 완료”라고 혼잣말을 하고 자리를 떠났다.

쌍둥이 딸을 둔 직장인 박모(31)씨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방금 일어나서 퉁퉁 부은 얼굴로 집 앞 투표소를 딸과 함께 찾았다”며 “아이들이 더 좋은 대한민국에서 살기를 바라며 투표를 했다”는 글과 인증샷을 올려 투표를 독려했다.

이번 총선에서 젊은 층을 중심으로 불고 있는 일명 '인증샷' 열풍이 새로운 선거 문화로 자리 잡았다. 선거법 개정으로 선거 당일 투표소 밖에서 찍은 인증샷을 SNS에 올리는 것이 가능해지면서 마치 축제처럼 한껏 달아올랐다. 투표가 시작된 이날 오전 6시부터 페이스북과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투표를 했다는 증거인 일명 '인증샷'과 글들이 실시간으로 업데이트 되고 있다.

일부 네티즌들은 포털이나 SNS 등을 통해 기표소내 투표지 촬영, 특정 후보나 정당을 지지하거나 반대하는 내용의 사진이나 문구, 본인이 투표한 후보를 공개하고 추천, 지지하는 인증샷, 본인이 찍은 후보를 손가락으로 공개하는 인증샷 등 선거법 위반 사례를 안내하기도 했다.

이날 인증샷을 자신의 SNS에 남긴 정모(29)씨는 “아침부터 페이스북을 통해 인증샷이 계속 올라와 의무감에 투표소를 찾았다”며 “투표소 주변에서 사진을 찍는 젊은이가 많아 놀랐다”고 했다.

선거를 독려하는 방식이 달라지면서 곳곳에서 색다른 이벤트도 마련됐다. 춘천 농민한우 우두동점과 거두리 직매장에서는 이날 '4·11 국회의원선거 투표 인증샷 찍어오면 불고기, 양념불고기 반값' 행사를 열었다. 일부 유권자들은 투표를 하고 해당 음식점을 찾은 뒤 반값에 불고기를 먹는 인증샷을 또 올리는 등 새로운 방식의 투표 독려가 이어졌다.

강릉시 포남동에 위치한 커뮤니티카페 품은 이날 '함께해요 개표파티'를 열고 투표장에서 인증샷을 찍어온 이들에게 핸드드립 커피를 무료로 제공하고 개표방송을 함께 보는 행사를 가졌다.

박진호기자

관련기사

강원의 역사展

이코노미 플러스

강원일보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