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내 전담병상 55곳에 불과
24일 오후 현재 4명 대기 중
도 전담병원 지정 방안 검토
병상 확대까지는 시간 소요
의료원 “생활치료시설 필요”
코로나19 확진자가 속출하면서 병상 부족으로 인해 환자가 집에서 대기하는 사태가 현실화됐다. 강원도 내에서도 환자가 급증하면서 입원 병상을 배정하려면 기존 환자를 퇴원시키고 새로운 병상을 마련하는 데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강원도에 따르면 24일 오후 음압 및 격리병상 확정이 늦어져 입원 절차가 진행 중인 환자는 4명으로 원주와 춘천에서 배정을 기다렸다. 이 중 2명은 지난 22일과 23일 각각 확진 판정을 받고 기다린 끝에 24일 저녁 강릉의료원으로 배정됐으며, 1명은 23일 확진 판정을 받은 뒤 이틀을 기다려 25일 원주의료원에 입원할 예정이다. 춘천에서는 1명의 환자가 병상을 배정받지 못해 하루동안 대기하다 24일 밤 강원대병원에 배정됐다.
정부와 강원도는 올 4월부터 코로나19 확산세가 줄어들자 공공병원을 중심으로 구축했던 감염병 비상 인프라를 축소했다. 이처럼 장기적인 대비책을 마련하지 않았던 점이 병상 부족 사태를 불러온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실제 보건복지부와 강원도는 신천지발(發) 대유행 당시 도내 5개 의료원을 모두 감염병 전담병원으로 지정하고 약 653병상을 확보했으나 8월 현재 환자 수용이 가능한 전담병원 병상은 55곳에 불과하다.
의료원 등 공공병원의 전문인력 충원 방안도 마련되지 않아 의료원에서 치료받던 환자가 중증으로 상태가 악화될 경우 대학병원 음압병실을 찾아 옮겨다닐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더욱이 사립 대학병원에 대해서는 코로나19 환자 수용을 강제할 방법이 없어 환자가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할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병상 대기자가 속출하자 강원도는 속초의료원을 감염병 전담병원으로 재지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지만 자동문 설치 공사 과정을 남겨두고 있다. 강릉의료원의 경우 임시 병상 8개를 확보하기 위해 자체 음압 설비를 마련하는 중이지만 병실 구조를 바꿔야 해 시간이 소요된다.
특히 의료원에 대한 손실 보상이 충분하지 않아 코로나19 환자를 전담했던 의료원의 부채가 계속 증가하고 있는데다 일반 환자에 대한 의료 공백도 커지고 있어 쉽게 병상을 늘리기도 어려운 실정이다. 이에 따라 추가 확진이 계속 발생한다면 병상 대기 인원도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강원도 내 5개 의료원은 24일 오후 간담회를 갖고 대책을 논의했다. 정인호 강릉의료원장은 “코로나19로 인해 재정적 어려움이 커진 데다 인프라와 인력 모두가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라며 “서둘러 생활치료시설을 설치하고, 정부 차원의 실질적인 보상이 병행돼야 감염병 사태로 인한 공공의료 붕괴를 막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박서화기자 wiretheasia@kw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