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일반

[핫(HOT)이 사람]“12년전 신종플루 직접 겪어…매일 자정 퇴근 마다 않는 이유죠”

권미자 원주의료원 감염관리실 팀장

◇방호복을 입고 있는 권미자 팀장. ◇코로나19로부터 시민 안전을 지키는 원주의료원 의료진들.

원주지역을 중심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두 자릿수를 넘은 가운데 공공의료기관 원주의료원의 역할이 더욱 막중해졌다. 원주의료원은 최근 병실을 모두 비우고 코로나19 환자만 전담 입원시키는 비상대응체제에 돌입했다. 권미자(여·50) 원주의료원 감염관리실 팀장은 원주의료원 선별진료소 운영 점검, 의심환자 관련 일일상황 보고, 감염병 발생 현황 신고 등을 수행하는 코로나19 관련 실무 총책임자로 방역 최일선에 서 있다. 20여년이 넘는 경력을 보유한 베테랑 간호사이자 감염관리업무 책임자. 그의 두 발은 쉴 틈이 없었다.

설 명절 이후 야근의 연속인 일상 반복

확진 검사 통보부터 검체 채취까지 도맡아

스스로 '워커홀릭' 칭해도 두 발 쉴 틈 없어

“업무 어렵지만 주어진 일 끝까지 완수” 각오

신종플루 당시 실무경험 쌓은 베테랑 간호사

코로나19 예방 책임자로 최일선에서 근무

지방 병원 인력난 한계 속 감염병과 고군분투

"종식 때까지 시민 안전 위해 최선 다할께요"

코로나19 감염병 관리 총 책임자

올해 설 명절 이후 권 팀장의 1주일은 월화수목금금금과 야근의 연속이다. 오전 6시에 일어나 밥상을 차리고 7시30분까지 출근, 자정에 귀가하는 일상을 1주일 내내 반복하고 있다. 스스로 '워커홀릭'이라고 칭하는 그의 하루는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

질병관리본부 등으로부터 받은 예방, 환자관리 지침 정보를 수시로 정리하고 매일 오전 9시와 오후 4시 정기회의자료를 만든다. 확진검사 결과 통보를 비롯해 타 의료기관과 확진환자 입원 절차 조율, 선별진료소 운영 및 의심환자 격리 상황 등에 대한 보고 등을 담당한다. 장갑, 마스크, 안면보호구 등을 포함한 방역물품 관리와 요청사항 정리 및 전달도 그의 몫이다.

또 점심시간을 쪼개 직원들을 대상으로 코로나19 예방수칙 및 감염 관련 교육을 하기도 한다. 2월부터 이달 초까지 감염관리팀 직원 5명과 함께 오전 9시부터 오후 7시까지 선별진료소에서 검체 채취를 도맡았다.

그가 원주의료원 의료진 인력 상황을 고려해 내린 감염관리팀의 선별진료소 전담 운영 결정은 팀원들의 전문성을 키우는 데 도움을 줬다. 병동을 비운 지난 2일부터는 간호부가 선별진료를 돕고 있다. 권 팀장은 “코로나19 예방 및 방역활동을 위한 의료진들의 유기적인 협력을 이끌어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감염관리팀장 막중한 책임감

감염관리실은 간호사들의 기피부서로 손꼽힌다. 대부분의 간호사에게 익숙지 않은 복잡한 행정업무와 타 부서의 협조를 구해야 하는 일이 주를 이루기 때문이다. 감염관리팀장은 매년 보건복지부 주관 지역공공병원 운영평가를 책임져야 한다.

또 4년마다 실시하는 의료기관 인증 평가 준비 등으로 인한 스트레스가 적지 않다. 권 팀장도 2018년 의료기관 인증 평가를 앞두고 동료가 극심한 스트레스를 호소, 고민 끝에 자리를 수락했다. 감염관리 전담 간호사는 실무경험을 3년 이상 요구하는 등 조건이 까다롭다.

1994년 원주의료원에 입사한 그는 간호부 내과병동을 비롯, 인공심장실, 주사실, 공공의료사업과 등을 두루 거치고 2009~2014년 주사실과 감염관리실 감염관리 간호사로 병행 근무해 자격 요건을 충족했다.

당시 신종플루 등을 몸으로 체험하며 다양한 실무 경험을 쌓았다.

권 팀장은 “업무가 어렵지만 내게 주어진 일을 끝까지 다 완수하겠다는 책임감을 가지고 원주의료원 이름에 흠이 가지 않도록 사력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방 병원 감염내과 전문의 부족 여전

2009년 신종플루를 몸소 겪고 12년 후 코로나19 사태 최전선에서 대처하고 있는 권 팀장은 정부와 의료진의 향상된 감염병 대응능력을 강조했다.

그는 “신종플루 당시 타 지역 의료기관에 감염병 대응방법에 대한 문의를 전화로 하기도 했다”며 “질병관리본부 등이 대응 지침을 신속히 내려줘 과거보다 조직적으로 대응하기 훨씬 수월해졌다”고 말했다.

보호구의 원활한 지급도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반면 해결해야 할 과제로는 지방 병원들의 인력난을 꼽았다.

권 팀장은 “지방 병원에는 감염내과 전문의가 부족해 정확하고 신속한 감염 대응에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소외계층 돕는 사회복지 전문가가 꿈

“만성심부전증을 앓고 있는 미혼모, 소년 등을 돌보며 소외계층을 돕고 싶다는 목표가 생겼습니다.”감염관리팀장으로 동분서주하는 권 팀장의 목표는 장애인 요양시설을 운영하는 것이다. 2002~2008년 인공심장실에서의 근무 경험이 취약계층이 느끼는 의료복지의 절실함을 일깨웠다. 특히 신장투석으로 아르바이트조차 불가능했던 한 미혼모 기초생활수급자와 힘든 과정을 꿋꿋하게 견디고 사회생활에 나선 소년이 그의 가슴을 울렸다. 사회복지사가 되겠다는 목표를 세운 그는 간호사 일과 학업을 병행했다. 때로는 학업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해 수면시간이 4시간에 불과한 적도 있지만 그의 열정을 가로막진 못했다. 그는 2015년 상지대 사회복지학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한라대 사회복지학 겸임교수로 후학을 양성하고 있다. 그의 가르침을 받고 낮은 곳에서 복지구현에 힘쓰는 졸업생들은 또 다른 기쁨이다.

장애인들이 더욱 살기 좋은 세상을 만들고 싶다는 그의 눈은 반짝였다. 권 팀장은 “요양시설 이용자와 근로자 모두 질병에 노출돼 있다”며 “감염분야 간호사로 일한 경험으로 위생에 취약한 요양시설 환경 개선에 도움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은 원주시민의 안전을 책임지는 공공병원 원주의료원의 감염 예방 책임자로서 코로나 종식 때까지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씩씩하게 말했다.

원주=신승우기자 swshin@kw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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