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부분 영세…나홀로 운영
대리구매 안돼 사실상 포기
“매일 거즈로 덧대고 버텨”
마스크 5부제 시행 이틀째인 10일 오전 11시 춘천 풍물시장 입구. 부침개 가게 상인 A씨가 면 마스크를 낀 채 “도대체 몇 시에 가면 마스크를 살 수 있는 거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A씨는 “대형마트 약국을 갔는데 낮 12시30분에 판매되는 50개는 오전 9시30분부터 번호표 배부가 벌써 끝났다고 하고, 오후에 들어오는 마스크를 사려면 다시 줄을 서야 하는데 가게를 비울 수 없어 되돌아왔다”며 이러다가 장사하는 사람들은 1년 내내 못 산다고 말했다.
고용원이 없는 '나 홀로 자영업자'들의 마스크 구매가 5부제 시행 이후 더 어려워지고 있다. 대리구매도 불가능해져 본인이 직접 사야 하지만 현실적으로 가게를 비울 수 없기 때문이다. 일선 현장을 모른 채 급조된 전형적인 탁상행정이라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는 이유다.
전통시장 상인들은 마스크 구입을 사실상 포기한 상황이다. 노점에서 야채를 파는 B씨도 “거즈를 댄 마스크로 버틸 뿐 줄 서서 마스크 살 형편도 안 된다”고 토로했다.
이는 도내 모든 전통시장이 마찬가지다. 특히 고객 유치에 위생이 중요한 식당들이 타격이 크다.
박이선 원주자유시장번영회장은 “오전에 약국을 3번 왔다 갔다 해도 마스크를 못 사는데, 판매 시간이라도 정확히 알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홍기석 주문진건어물시장상인회장도 “장사하는 사람에게 가게 비우고 줄 서서 마스크 사라는 것은 말이 안 되는 정책”이라고 성토했다.
중소벤처기업부가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을 통해 지난달 배부한 도내 마스크는 6,400개로 상인 1인당 1개도 못 돌아갔다. 정종광 삼척중앙시장상인회장은 “일부 물량이라도 상인회에 배정하는 방식으로 구매 기회를 달라”고 말했다.
신하림기자 peace@kw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