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시설 운영 재개 미정
보호자들도 불안·고립감
“일상적 활동 회복 중요”
코로나19를 극복하고 민생을 회복시키자는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으나 일상생활이 중단된 취약계층의 고립감은 여전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도내 대부분의 복지관과 사회복지시설이 코로나19 사태로 운영을 중단한 후 아직까지 프로그램 재개 일정을 구체적으로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일상생활이 중단된 채 방치돼 있는 장애인과 노인은 물론 보호자들까지 극심한 불안감과 고립감을 호소하고 있다.
중증 발달장애인 자녀를 둔 박모(50)씨는 코로나19로 인해 보호소가 문을 닫은 뒤 3주째 전쟁을 치르는 중이다.
보호자인 박씨가 생계조차 접은 채 자녀 돌봄에 매달리면서 고립된 환경에 놓이게 됐고 스트레스와 외로움이 날로 커지고 있다. 박씨는 “중증 발달장애인과 함께 마스크 줄을 설 수도 없고 집에 혼자 있게 할 수도 없어 우리 가족은 단 한 장의 마스크조차 살 수 없다”고 호소했다. 지체장애인 A씨는 장애인작업장이 임시로 문을 닫은 이후 당장 생계를 유지하기가 어려워졌다. 그는 “모두가 일상 회복을 외치는데 장애인들은 고립돼 있으라는 거냐”며 “생계 보장을 위한 대책을 마련해 달라”고 호소했다.
노인들 역시 답답하기는 마찬가지다. 집에만 머물고 있다는 박모(여·88)씨는 “경로당에서이야기를 나누면서 삶의 활력을 찾았었는데 요즘 같아서는 우울증에 걸리는 게 아닌지 모르겠다”며 한숨지었다.
전문가들은 일상적인 활동을 회복하고 미래에 대한 희망을 심어주는 활동이 재개돼야 한다고 조언한다. 이주일 한림대 심리학과 교수는 “고립된 생활이 지속되면 건강한 사람도 힘들어지기 마련”이라며 “활동을 자제할 것만이 아니라 안전이 보장되는 수준에서 일상적 활동을 지속적으로 이어가 활력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서화·권순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