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밥상공동체 창립행사 취소 후
예산전액 투입 취약계층 지원
코로나19가 확산되는 가운데 밥상공동체 연탄은행이 설립이래 최초로 창립행사를 공식 취소하고 저소득층을 위한 마스크 지원에 나섰다.
10일 오전 밥상공동체사회복지관 정문 앞, 직원들은 미리 준비한 KF94 마스크와 라면을 트럭에 나눠 싣고 25개 읍·면·동 70세 이상 어르신 및 취약계층 등 500개 가정으로 뿔뿔이 흩어졌다. 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에도 마스크와 장갑을 착용하고 양손에 마스크와 라면 상자를 든 직원들의 얼굴에는 미소가 번졌다.
민순기 직원은 명륜동 일대 오르막길을 오르내리며 취약계층 가정을 방문해 물품을 전달했다. 기초생활수급자인 안모(여·96)씨는 “코로나19 난리통에도 거동이 불편해 마스크 한 장 구하지 못했다”며 감사함을 전했다.이날 준비한 마스크 2,500개와 라면 500상자는 다음 달 7일 예정된 22주년 창립행사를 취소하면서 확보된 예산 전액으로 마련했다.
이번 나눔은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지원이 뚝 끊긴 취약계층을 위해 밥상공동체 연탄은행 이사들이 전원동의해 결정했다. 앞서 밥상공동체는 지난달 24일부터 선제적으로 코로나바이러스 집단 감염 예방을 위해 무료급식소, 연탄은행 등 복지시설을 휴관했다.
허기복 대표는 “고령의 어르신들은 감염에 취약하고 새벽부터 줄을 서도 마스크를 구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설립 22년 이래 처음으로 창립행사를 취소하고 마련한 나눔이 저소득층에 큰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원주=신승우기자 swshin@kw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