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해·삼척·강릉 시가지 비롯
태백·양양지역까지 영향 미쳐
오인신고도 속출·외출 자제
기상청 “남풍 계열 바람 분 탓”
“매캐한 연기로 눈이 아프고 구토가 나올 지경입니다.”
지난 4일부터 발생한 강원도 내 초대형 산불이 7일까지 완전 진화에 실패한 가운데 장기간 산불 발생으로 인한 연기가 바람을 타고 도심으로 유입되면서 동해안 주민들의 불안과 공포가 이어지고 있다.
7일 오전 동해에는 도심지까지 자욱한 연기가 깔리면서 시민들의 안전을 위협했다. 이날 오전 묵호동 일대 연기에 따른 학생들의 안전을 고려해 오전에만 정상 등교한 후 단축수업을 진행, 오후에는 학생들을 하교 조치했다.
삼척·태백 시가지에도 산불로 인한 매연이 번지면서 시민들이 외출을 자제하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 6일 태백시 생활불편신고 밴드 등에는 태백 장성·철암·동점동 지역 주민들이 “타는 냄새가 난다”, “연기가 올라오고 있다”며 불편을 호소하는 글이 올라왔다. 태백 주민 전모(37)씨는 “고무 타는 냄새가 나 연탄 수거함에서 불이 난 줄 알았다”며 “119에 문의한 결과 산불로 인한 연기라는 말을 듣고 가슴을 쓸어내렸다”고 말했다.
강릉 옥계 산불과 직선거리로 25㎞ 이상 떨어진 강릉 도심에서도 검은 연기가 자욱했다. 이에 강릉시와 읍·면·동에는 산불이 추가로 발생한 것이 아니냐는 시민들의 문의 전화가 빗발쳤다. 구정면과 강동면 언별리, 성산면, 경포대 등에서는 뿌연 연기를 산불로 오인한 시민들의 화재 신고가 접수돼 읍·면·동에서 긴급 출동해 확인하는 사태가 발생하기도 했다. 산불 연기는 강릉 최북단 주문진은 물론 양양 하조대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시민들의 불안이 확산되자 강릉시는 이날 오후 긴급재난문자를 통해 “동해와 옥계 산불 피해 지역에서 발생한 연기가 시내에 영향을 주고 있다”며 야외활동을 자제하고 창문을 닫아줄 것을 당부했다.
강원지방기상청은 가까운 옥계와 동해지역은 물론 삼척, 울진지역 연기까지 남풍을 타고 북쪽으로 유입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내다봤다.
강원지방기상청 박수진 예보관은 “고기압의 영향으로 대기가 안정된 가운데 남쪽에서 불어오는 남풍 계열의 바람이 불면서 동해, 옥계 산불의 연기가 강릉까지 유입되고 있다”고 말했다.
하위윤기자·지방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