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방 경제통로 확대 각축전
러시아 시베리아횡단철도
日 홋카이도까지 연결 제안
中 독일까지 화물열차 운행
한국 20여년 계획 차질 걱정
북극해 국제물류항로 주목
아시아~유럽 최단 바닷길
운항 일수 10일가량 단축돼
정부 제2쇄빙연구선 등 추진
동해항 활용 신성장동력 기대
길은 희망과 같다. 앞서간 이가 있고 그 뒤로 많은 사람이 따라나서면 길이 만들어진다. 우리에게 북방으로 가는 길은 희망이다. 환동해권의 경제 규모가 커지면서 우리나라를 비롯해 북한 일본 러시아 중국 몽골 등 환동해 관련 국가들이 각각 입지를 강화하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환동해권의 육상과 해상에서 벌어지고 있는 희망을 만드는 연횡합종의 물꼬를 조감한다.
■대륙횡단 철도 구상 위기=러시아가 시베리아횡단철도를 일본 홋카이도(北海道)까지 연결하는 방안을 일본 측에 제안했다. 일본 산케이신문은 지난 3일 러시아가 양국 간 물류와 관광객 왕래를 활성화하기 위해 시베리아횡단철도(모스크바~블라디보스토크 간 총 9,441㎞)를 일본까지 연결하는 방안을 제안했다고 보도했다.
대륙에서 사할린을 잇는 타타르 해협 7㎞ 구간과 사할린에서 홋카이도를 잇는 라페루즈 해협 42㎞ 구간에 다리 또는 터널을 건설해 시베리아횡단철도를 홋카이도까지 연결하는 계획이다. 이 방안이 실현되면 일본의 철도가 러시아를 거쳐 유럽 대륙까지 직접 연결되면서 물류 등에서 한결 유리한 위치에 오를 수 있다.
러일 간 TSR 연결이 현실화된다면, 김대중 정부의 '철의 실크로드' 프로젝트부터 박근혜 정부의 '유라시아 이니셔티브' 정책까지 근 20여 년간 추진해 왔던 큰 범위의 '대륙연계' 정책이 경제성의 상당 부분을 상실할 위기에 놓이게 된다.
■대륙횡단 철도는 동북아 미래=중국과 몽골, 러시아 3개국은 물류 분야에서 국가발전전략을 실현하기 위한 국제화물수송 시운행을 실시했다. 중국, 몽골, 러시아 등 3국의 화물트럭 9대는 지난 8월 톈진(天津)항 태평양국제컨테이너 부두를 출발해 아시아 고속도로 3호선을 따라 북상한 뒤 몽골 수도 울란바토르를 거쳐 최종 목적지인 러시아 중부 부랴티야 공화국의 수도 울란우데에 도착했다. 수송대는 중국 경내 900㎞ 구간과 몽골 경내 1,012㎞, 러시아 경내 240㎞ 등 총 2,152㎞ 구간을 1주일 만에 주파했다. 3국의 국제화물수송 시운전은 중국 교통운수부, 몽골 교통운수발전부, 러시아 운수부가 공동 참여해 나라 간 화물수송의 효율을 높이고 북방 경제통로를 넓히기 위해 마련됐다.
3국은 각기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육·해상 실크로드) 전략, 몽골의 '초원의길' 프로젝트, 러시아의 '신동방정책' 중 교통운수 분야 추진을 통한 경제적 이익을 시험하는 차원에서 참여했다.
중국은 '일대일로 프로젝트의 북방 철도 실크로드'의 일환으로 지난해 6월 헤이룽장 성도인 하얼빈과 독일 함부르크를 오가는 국제화물열차를 첫 운항한 이래 1년여간 50여 차례 두 도시를 왕복 운행하면서 컨테이너 2,600여개 분량의 화물을 실어날랐다. 국제화물열차는 매주 한 차례 중국산 전자제품, 자동차부품, 목재, 가구, 과일, 채소 등을 싣고 하얼빈을 출발해 러시아, 폴란드 등을 지나 9,820㎞를 운행한 끝에 함부르크에 도착한다.
일본은 지난해 '가스관 건설사업'을 러시아 국영기업에 제안한 바 있고, 사할린과 홋카이도 전력망을 연결하는 '러일 에너지 브리지 프로젝트' 또한 급물살을 타고 있다.
■북방항로 새로운 도약=정부는 새로운 국제물류항로로 주목받는 북극 개척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또 쇄빙연구선 아라온호보다 쇄빙능력과 탐사기능을 강화한 제2쇄빙연구선 건조를 추진한다.
북극 해빙으로 활용 가능성이 확대되고 있는 북극항로는 아시아와 유럽 간 최단거리 바닷길이다. 북극항로를 이용해 부산과 네덜란드 로테르담을 오가면 다른 항로보다 거리는 32%, 운항일수는 10일가량 단축할 수 있다. 현재 북극항로는 북극해 얼음이 녹는 7∼10월에만 이용할 수 있지만 최근 지구 온난화가 가속하면서 2030년에는 북극해 얼음이 완전히 녹아 연중 북극항로를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운수업계는 시베리아횡단철도나 중국횡단철도(TCR)를 이용한 철도운송이나 수에즈운하를 경유하는 아시아-유럽항로를 북극항로-내륙수로 연계가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동해시는 북방물류연구지원센터 설립을 시작으로 북방경제와 북극해 항로 개방시대를 대비한 동해항 기능 회복, 제2쇄빙연구선의 동해항 모항유치 등을 통해 경제자유구역 활성화와 강원도 산업경제의 신성장 동력 추진을 견인할 계획이다.
최기준 동해 북방물류연구지원센터 소장은 “환동해 지역의 노력으로 각 지역에 경제자유구역, 특구, 자유항 지정 등 무역·통상의 벽이 낮아지고 있어 이러한 환경을 잘 활용하는 각국의 전략과 협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동해=박영창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