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위와 장마, 태풍 등 고온다습한 날씨가 계속되면서 전염병의 위험이 높아지는 때다.
여름철에는 A형 간염 발생이 급증한다. 질병관리본부 자료에 따르면 봄철부터 증가하기 시작한 A형 간염 환자가 6월에 최고조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A형 간염은 환자의 대변에 오염된 물이나 음식물, 또는 환자와의 접촉을 통해 빠르게 전파되는 수인성 전염병이다. 전염력이 매우 높기 때문에 많은 사람이 한꺼번에 걸리는 경우가 많아 일명 '유행성 간염'으로 불리기도 한다. 계절적 요인과 휴가철이 시작되면서 집단 발병의 우려가 크므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간염 바이러스의 한 종류인 A형 간염 바이러스(HAV)에 의해 걸리는 A형 간염은 주로 급성 간염의 형태로 나타난다. 평균 4주 정도의 잠복기를 거친 후 증상이 나타난다.
초기에는 열이 나고 전신 피로감, 근육통이 생기며 식욕 부진, 울렁거림이 나타나 감기 몸살, 장염, 위염 등으로 오인하는 경우가 많다. 그 후 소변 색깔이 콜라 색깔처럼 진해지면서 눈 흰자위가 황달을 띠게 된다. 심하면 간부전이 발생할 수 있으며 드물게는 사망할 수도 있다.
감기 증상과 비슷하기 때문에 초기 진단이 어려운 만큼 감기 몸살이 계속될 경우 병원을 찾아 전문의의 진단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A형 간염의 특징이 어릴 때 감염되면 가벼운 감기나 장염 정도로 앓고 지나가는 데 반해 청·장년기 이상에서 걸리면 위험도가 높아진다는 것이다.
성인 환자의 경우 70~80% 이상이 황달을 동반하는 심한 간염이 나타나며 생명을 위협할 정도로 심하게 진행하는 경우도 있다. 특히 50세 이상에서는 합병증이 많아지며 치명적인 전격성 간염으로 발전할 수 있다.
만성 간질환이 있거나 B형·C형 간염, 간 경변, 알코올성 간질환 등으로 간이 이미 나빠져 있는 경우, A형 간염이 추가로 발병하게 되면 남은 간이 심각한 손상을 입게 되며 심한 간염이 나타나게 된다.
다행히 A형 간염은 급성 간염만 일으키고, 만성으로 진행되지는 않으며 자연스럽게 회복된다. 보통 증상이 시작된 후 3~5주 내에 완전히 회복될 정도로 예후가 좋은 편이다.
A형 간염의 가장 확실한 예방법은 백신 접종이다. A형 간염 역시 개인위생 관리를 철저히 하는 것이 좋은 예방법이 된다. A형 간염 바이러스는 혈액과 바이러스를 통해 배출되고 환자의 대변에서 입으로 전파되는 경구 감염이다.
실온에서도 몇 개월 이상 생존이 가능해 오염된 물과 음식을 통해 주로 전염된다. 따라서 물은 끓여 마시는 것이 좋고 음식은 충분히 익혀 먹도록 한다. 화장실 사용 후, 외출 후, 식사 전에는 반드시 손을 깨끗이 씻는다. 또 피로하거나 체력이 떨어지지 않도록 충분한 영양 섭취와 휴식을 취하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