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보건기구가 '전 세계에 퍼지고 있는 무서운 유행병'으로 규정하고, 미국을 비롯한 세계의 나라들이 전쟁을 선포할 만큼 심각한 질환은 무엇일까? 바로 비만이다. 그런데 이렇게 전 세계를 위협하고 있는 비만이 성인뿐 아니라 어린 아이들의 건강에도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소아 청소년 비만이 문제가 되는 것은 성인 비만과는 달리 지방 세포 수가 늘어나면서 성인 비만으로 이어지게 되고 이로 인한 성인의 대사성 증후군이 소아 청소년기에 나타나는 것이다. 소아 청소년 비만은 성인 비만과 마찬가지로 건강에 많은 문제를 일으킨다. 먼저 한창 커야 하는 시기에 정형외과적인 문제가 생긴다. 소아 청소년기는 아직 성장판이 열려 있고 연골이 미성숙하다. 그런데 단단해지지 못한 뼈가 과체중을 감당하지 못하면서 성장판이 손상되거나 뼈에 이상이 생기는 등 문제가 생긴다.
비만으로 인한 당뇨병, 고지혈증, 지방간, 고혈압, 동맥경화, 여러 심장 질환 등 많은 성인병이 조기에 발현되면서 어린 나이에 질병에 시달리게 된다. 사춘기가 빨리 진행되면서 성장판이 일찍 닫혀 잘 크지 않게 되고 지방 조직의 축적으로 유방이 발달하고 복부가 늘어지고 심하면 피부가 터지는 등 외모의 변화가 일어난다. 이로 인한 외모의 불만족이 자신감 저하, 심리적 위축 등의 문제를 일으킨다. 게을러지거나 잠이 많아지고 집중력이 떨어지면서 학업 성적에도 영향을 주게 되는 것이다. 또 거식증과 폭식증을 포함한 섭식 장애가 생기기도 한다. 비만으로 인한 외모의 변화로 심한 스트레스를 받게 되면서 불만족감, 우울감, 고독감 등의 정신 사회적 문제도 흔하게 발생한다.
소아 청소년 비만의 치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성인 비만이 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소아 청소년기 비만은 부모의 적극적인 관심과 협력이 반드시 필요하다. 비만한 아이들은 이미 심리적으로 위축돼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체중과 외모에 상관없이 사랑받고 있음을 느끼게 해야 하며 잔소리보다는 칭찬과 격려, 지지를 해주어야 한다. 목표로 하는 생활 습관이 교정됐다면 원하는 선물이나 약속을 즉시 주는 것도 아이가 성취 동기와 만족감을 얻을 수 있어 좋은 방법이 된다.
소아 청소년 비만 역시 균형 잡힌 식사와 꾸준한 운동이 좋은 치료 방법이자 예방법이다. 하지만 아이의 동기 유발과 식사를 준비하는 부모의 노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치료하기가 매우 어렵다. '어릴 때 살은 다 키로 간다'는 말은 한편으로는 맞고 한편으로는 틀린 말인 것 같다. 아이의 살이 병이 되지 않도록 부모가 적극적으로 이끌어주고 격려한다면 우리 아이가 더욱 건강한 성장기를 보낼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