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일반

[전문의칼럼]나들이 좋은 날씨라고요? 응급처치부터 숙지하세요

박찬우 강원대병원 응급의학과 교수

신록은 푸름을 더해 가고, 맑은 하늘은 마음을 설레게 합니다. 강원도에 살면서 이런 화창한 날씨에 집에만 있으면 뭔가 잘못하고 있다는 생각마저 듭니다. 모처럼 작정하고 나온 나들이에서 사고나 질병을 만나 좋은 시간을 망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조심하는 것이 가장 좋은 예방책이지만, 사고나 질병은 예기치 않게 생기기 때문에 예방에도 한계가 있습니다. 이때 응급처치에 대한 약간의 지식만 있어도 좀 더 침착하게 대응할 수 있습니다. 응급실에 주로 방문하게 되는 사고나 질병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우리나라에는 살모사, 까치살모사, 쇠살모사 등의 대표적인 독사가 있습니다. 독사는 머리 모양이 삼각형인 것이 특징입니다. 뱀에 물리면 한 쌍의 송곳니 표식이 생기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독사는 독에 혈액독과 신경독 성분을 가지고 있습니다. 일단, 뱀에 물렸을 경우 물린 부위가 심장보다 아래에 위치하도록 해서 독이 몸 전체로 퍼지는 것을 지연시켜야 합니다.

물린 부위를 움직이지 않도록 해서 근육의 움직임이 없게 해야 합니다. 물린 부위에 칼로 상처를 내고 입으로 흡입하거나 하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 물린 부위 윗부분을 묶는 것은 독이 퍼지는 것을 지연시킬 수 있습니다. 묶을 때는 표재성 정맥이나 림프액의 흐름을 지연시키는 것이 목적이므로 손가락이 들어갈 수 있도록 어느 정도 여유를 두는 것이 좋습니다. 천이나 옷가지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독사가 아닌 경우도 많기 때문에 심각한 합병증 없이 치유가 될 수도 있지만, 현장에서 독사인지 독사가 아닌지 확인이 어렵기 때문에 응급처치 후 일단 응급실을 방문하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벌에 쏘이면 쏘인 부위가 벌겋게 부어오릅니다. 통증과 가려움증을 수반할 수 있습니다. 침은 신용카드 같은 것으로 밀어서 빼낼 수 있습니다. 통증과 붓기가 심하지 않다면 경과 관찰을 해도 됩니다.

벌에 쏘였을 때는 '아나필락시스'라고 부르는 알레르기 반응이 일어날 수 있습니다. 기도에 부종이 생겨서 호흡곤란이 발생할 수도 있고, 혈압이 저하돼 의식을 잃고 쓰러질 수도 있습니다. 벌에 쏘인 후 온몸에 두드러기가 생긴다든지, 얼굴이 부어오르고 숨이 차거나 어지러운 증상이 있으면 119에 신고해서 빠른 시간 안에 응급실에 오는 것이 좋습니다.

정체를 알 수 없는 벌레에 물리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때는 특별한 해독제가 있지는 않습니다. 경과 관찰을 하다가 물린 부위에서 진물이 나오는 등의 상처 감염의 증거가 있으면 병원을 방문하는 것이 좋습니다. 알레르기 반응이 생기는 경우가 있는데, 역시 응급실을 방문하는 것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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