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전문의 칼럼]`술 권하는 사회' 한국인에 유독 간경화증 많은 이유

백순구 연세대 원주의과대학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우리나라에는 유독 간경화증 환자가 많다. 그 이유는 B형간염바이러스 감염환자가 워낙 많았고 또한 술을 권장하는 문화가 그 배경이다.

그러나 B형간염바이러스 치료제가 개발됐고 20년 이상 백신사업이 성공적으로 이뤄져 앞으로는 B형간염에 의한 질병은 더 이상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B형간염바이러스 치료제가 보편적으로 쓰이기 전에는 간염의 진행을 막을 수 없어 40대에 간경화, 간암으로 사망하는 경우가 무수히 많았다. 하지만 간염 치료제가 개발된 이후로는 일단 환자의 사망률이 급격히 줄었다.

이처럼 B형간염 환자가 줄어드는 반면 C형간염 환자는 늘고 있다. C형간염은 아직 예방 백신이 만들어지지 않았고 최근 C형간염 검사가 보편화돼 진단율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B형간염과 마찬가지로 C형 간염 역시 치료제가 개발돼 있어 진단과 함께 적절한 약물치료를 하면 90% 이상 완치할 수 있다.

그외 간경화증의 주요 원인은 과다한 음주다. 특히 강원지역은 지리적 특성으로 알콜성 간경화증 환자의 비율이 타지역 보다 높다.

알코올성 간경화증은 단주 이외에는 특별한 치료제가 없고 특히 단주를 했더라도 이미 간경변증이 상당히 진행된 경우 치료법이 부재한 상황이다.

이렇듯 진행성 간경변증은 간 이식 이외에는 뾰족한 해법이 없는 난치성 질환이다. 하지만 간 이식은 공여자가 턱없이 부족하고 비용 역시 만만치 않아 효과적인 치료방법임에도 현실적 제약이 너무 크다. 그래서 대안으로 성체줄기세포를 이용, 간경화를 치료하고자 하는 노력이 계속 있었고 최근 알코올성 간경화 환자들을 대상으로 자가골수유래 성체줄기세포를 이용한 치료가 시도된 바 있다.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이 주연구센터가 돼 전국 11개 대학병원을 이끌며 다기관 임상 2상 시험을 통해 그 치료효과를 확인, 전 세계에 발표해 줄기세포치료가 일부 효과적임을 인정받았다. 현재 마지막 단계의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어 사뭇 그 효과가 기대된다.

결론적으로 간경화의 원인을 제거하는 치료법들이 속속 개발돼 왔고 이미 진행된 굳은 간을 회복시키고자 하는 새로운 치료법들이 등장하면서 간경화가 더 이상 불치병이 아니라는 인식이 널리 받아들여지고 있다.

간경화증을 앓고 있는 환자들은 병의 원인이 무엇이고 현재 진행상태는 어느 정도인지를 확실히 진단받은 뒤 적절한 치료법을 선택하면 최선의 치료 효과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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