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전문의 칼럼]물놀이 후 귀가 간지럽다면 `외이도염' 의심

김태수 강원대병원 이비인후과 교수

무덥고 습한 날씨가 지속되는 여름이다. 무더위를 이기기 위해 여름철에 워터파크나 바닷가에서 수영과 같은 물놀이 후 귀의 가려움증과 통증이 생길 수 있거나 진물이 흐르는 경우가 종종 있다. 특히 여름철에 찾아오는 불청객 외이도염에 대해 알아보고 귀 관리 예방에 필요한 몇 가지를 소개해 본다.

외이도염은 어떤 질환일까? 외이도염은 외이도에 존재하는 모공, 땀샘, 피지선 등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이다. 외이도염은 크게 외이도의 국한된 부위에만 발생하는 급성 국소형 외이도염, 잦은 수영 등으로 인해 습도가 높아져 발생하는 범발성 외이도염 그리고 수개월 또는 수년간 염증이 반복돼 발생하는 만성 외이도염으로 나눌 수 있다.

그중 범발성 외이도염은 주로 외이도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물로 인해 습기가 차게 되면서 외이도 피부에 녹농균 또는 포도상구균 등의 세균이 침범해 염증을 일으키게 된다. 샤워나 머리를 감다가 또는 수영을 하다가 귓구멍에 물이 들어가더라도 대부분의 물은 빠져나오게 되지만 일부 남아 있게 되고 이러한 일이 반복되면 외이도염이 발생할 수 있다.

외이도염이 발생하게 되면 귀가 가렵거나 통증이 생길 수도 있고, 귀가 붓거나 진물이 흐르는 등의 증상을 호소하게 된다. 이후 통증이 더 심해지면서 음식을 씹을 때나 귓바퀴나 귓불을 당길 때 불편감 및 극심한 통증을 느낄 수 있으며, 수면 장애, 청력 장애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특히, 당뇨가 있는 환자는 범발성 외이도염이 제대로 치료되지 않고 악화될 경우 악성 외이도염으로 발전해 염증이 두개저(두개저는 뇌를 받치고 있는 두개골의 바닥뼈를 말하며, 뇌 기저부라고도 함)로 퍼지는 경우도 있어 주의를 요한다.

해수욕이나 수영 뒤 이러한 범발성 외이도염이 잘 생기기 때문에 일명 Swimmer's ear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예방하기 위해서는 수영이나 목욕 후 관리가 필요하다. 귀 속의 물은 대부분 체온에 의해 증발해 잘 마르게 된다. 따라서 자연적으로 흘러나올 수 있게 잠시 동안 귀를 아래로 한 후 손가락으로 가볍게 귀 입구를 흔들어 주면서 물을 빼내면 대부분 해결된다. 하지만 습성 귀지나 외이도 굴곡이 심한 경우에는 일반적인 방법으로는 잘 마르지 않을 수 있으므로 햇빛이나 바람을 이용해 시간이 소요되더라도 외이도를 잘 말려주는 것이 필요하다.

면봉을 사용할 경우에는 귓바퀴 위주로 바깥쪽만 이용하고 내부로는 넣지 않아야 한다. 귀를 손가락으로 후비는 것 또한 염증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삼가는 것이 좋다. 비눗물로 외이도를 세척하는 것은 좋지 않으며, 1~2일이 지난 경우에도 계속 답답한 증상이 지속되거나 가려움 등이 발생하면 병원에 내원해 귀 상태를 확인해 보는 것이 좋다. 또 이어폰을 자주 이용하는 것도 외이도염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외이도염이 발생한 병력이 있는 경우에는 이어폰도 가급적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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