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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 걸려선 안 될 몹쓸 병…나아도 나은 게 아니다”…코로나 완치 퇴원 60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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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완치 퇴원 60대 A씨 비대면 인터뷰

코로나19에 감염된 경험이 있는 60대 A씨는 “절대 걸려서는 안 될 몹쓸 질병이며 나아도 나은 게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올 3월 말 확진 판정을 받고 한달 동안 격리 치료 후 퇴원했지만 이틀 후 다시 양성 판정으로 20여일 후에야 완전한 퇴원을 한 그는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아직도 고통을 겪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본보는 지난 25일 A씨를 비대면 인터뷰했다.

한달간 격리후 퇴원, 2차 양성 50여일 음압명동 감옥과 같아

무증상 감염 불구 기저질환 악화, 무기력증·두통 후유증 심각

이웃들 냉소적 반응 힘들어…젊은 세대 스스로 방역 노력해야

■확진 전후 가장 고통스러웠던 부분은=“나는 체온이 36.5도를 넘지 않는 무증상 감염자였고 후각과 미각이 약간 떨어진 정도였다. 다만 심근경색과 신부전증, 고혈압 등 기저질환이 악화되는 분위기여서 불안감이 상당했다. 무엇보다 밀려드는 우울감을 극복하는 것이 더 힘들었다. 확진 입원 후 완치, 2차 양성반응 후 또 입원하며 무려 50여일 가까이 있었던 음압병동은 창문을 열 수도 없고, 밖에 잠시라도 나갈 수 없는 일종의 감옥과도 같았다.”

■완치 후 후유증이 매우 심하다고 들었다=“코로나19는 감염됐을 때보다 치료가 끝났을 때가 더 문제다. 일단 쉽게 피로해지면서 무기력증에 빠지고 잠도 잘 오지 않아 불면증에 시달리게 된다. 또 두통이 심하고, 움직임이 별로 없음에도 땀이 많이 난다. 주위에 나와 같은 완치퇴원자에게 물어보니 열에 아홉은 비슷한 상황이었다. 나아도 나은 게 아닌 것이다.”

■주위의 시선이 달라졌을 것 같다=“맞다. 질병 자체의 통증보다 나를 힘들게 했던 점 중에 하나는 완치가 됐음에도 '슈퍼전파자'로 보는 듯한 이웃의 냉소적인 반응들이었다. 잠깐만 집 앞에 나가도 사람들이 다가오질 않고, 말조차 걸지 않는다. 완전히 죄인으로 보는 것 같았다. '내가 어쩌다 이러한 질병에 걸렸을까'라고 자문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언제쯤 이러한 상황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 아직도 암담하다.”

■치료를 위해 힘써준 의료진에게도 할 말이 있을 것 같다=“의료진 분들에게는 정말 감사한 마음이다. 우주복과 같은 방역 복장 속에서 흘러내리는 땀방울도 아랑곳하지 않고 환자를 정성껏 돌봐줬다. 진료기간 내내 대부분 옷도 갈아입지 못한 채 도시락으로 끼니를 챙기는 것도 지켜봤다. 그 이후 의료진을 보는 마음이 완전히 달라졌다.”

■시민들에게 꼭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절대 걸리지 말아야 할 병이다. 하지만 코로나19는 누구에게나 찾아올 수 있는 아주 위험한 질병이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특히 젊은 세대는 많이 답답하겠지만 움직임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요청을 '잔소리'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 남을 탓하기 보다 스스로의 방역 노력을 게을리해서는 안된다는 것에 한마음이 되지 않으면 이러한 위기는 극복하기 어렵다.”

이무헌기자 trustme@kw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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