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일반

“하루종일 쪼그려 앉아 벌어야 2만원”

장마철 전통시장 노점상들의 힘겨운 하루

◇하루종일 폭우가 쏟아진 15일 손님들의 발길이 끊긴 춘천중앙시장.

장대비에 손님 끊겨 썰렁

채소 상할까 근심도 깊어

한동안은 덥더니 죽을 맛

“먹고살려면 장사해야지”

“폭우 때문에 손님도 없을텐데…그래도 먹고살려면 장사해야지, 별 수 있나”

15일 오전 11시 춘천중앙시장. 평소 이 시간이었으면 여기저기에서 상인과 손님들이 가격 흥정하는 소리로 시장 안이 시끌벅적했을 테지만, 이날은 노점 상인들이 비를 피하기 위해 쳐놓은 김장용 비닐을 거세게 때려대는 빗소리와 상인들의 한숨 소리만이 시장을 가득 메우고 있었다.

시장 통로에 줄지어 있던 노점상도 한두 곳을 제외하곤 눈에 띄지 않았다. 무심하게 쏟아지는 폭우 속에서도 행여나 가져온 채소, 과일이 상할까 상인들은 자신보다 농산물 챙기기에 분주했다.

기록적인 폭우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전통시장 상인들이 힘겹게 하루를 견디고 있었다.

계속되는 비에 농수산물 가격은 오르는데다 전통시장을 찾는 손님은 크게 줄어, 팔지 못하고 버리는 농산물이 늘면서 상인들의 시름은 깊어만 갔다.

5년째 노점에서 채소류를 팔고 있다는 김교녀(여·73·춘천시 사북면)씨는 “영감과 시골에서 단 둘이 사는데 날씨가 어떻든 나와서 장사 해야지 별 수 있겠냐”며 “어제는 하루 종일 앉아 있어도 2만원 벌었고, 오늘도 지금까지 3,000원 번 것이 고작”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하루 강수량이 150mm 이상을 기록할 정도로 많은 비가 내리면서, 농수산물 가격은 평소보다 20~30%가량 오른데다 손님까지 줄어들면서 상인들의 시름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춘천동부시장 노점에서 40년째 야채 장사를 하고 있는 박모(여·70)씨는 “비가 오면 채소 가격이 평소보다 30% 이상은 오르는데 손님이 뚝 떨어지면서 못 팔고 버리는 채소만 절반 이상”이라며 “미리 구입해 놓은 채소가 많아서 궂은 날씨에도 장사를 안 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쏟아져 내리는 폭우에 발길이 뚝 끊긴 손님 때문에 점포를 운영하는 상인들도 힘들긴 마찬가지다.

춘천중앙시장에서 수산물 점포를 운영하고 있는 김모(여·53)씨는 “평소보다 손님이 10분의 1 수준도 안 되는 것 같다”며 “한동안 날씨가 너무 더워서 손님이 크게 줄더니 이제는 비가 너무 많이 내려서 안 오고, 올해는 정말 죽을 맛”이라고 하소연했다.

홍현표기자 hphong@kw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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