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100㎜ 이상 내리는 비로 피해가 잇따르면서 주민들의 불안도 커지고 있다.
농사를 짓는 함모(78·춘천시 동산면)씨는 요즘 밤에 잠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최근 내린 비로 논 2,400㎡는 이미 침수된 것을 넘어서 하천 물길로 변했기 때문이다. 그나마 낮에는 하천이 불었는지 확인이 가능하지만 밤에는 쏟아지는 물폭탄에 자칫 생명까지 위험해져 밖에 나갈 엄두조차 못내고 있다. 함씨는 “한 해 농사를 망쳤는데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데 자괴감을 느낀다”며 “정말 하늘이 원망스럽다”고 했다.
영월군 한반도면의 한 주민은 “하천변 비닐하우스가 침수되는 피해가 올해도 반복됐다”며 “마을 주민 모두가 이주할 대책이 필요할 정도”라고 했다. 평창의 한 주민은 “지난 1991년 평창읍 시가지 침수 피해가 생각나 밤새 잠을 이루지 못했다”고 했다.
차량 수십 대가 물에 휩쓸리면서 부딪치는 동영상이 인터넷에 화제가 되자 네티즌들의 걱정도 늘어나고 있다.
한 네티즌은 “바람이 거세고 비가 내리더니 동네 곳곳이 침수됐다”며 “춘천은 창문을 열지도 못할 정도”라며 답답해 했다.
폭우로 도심지 주요 도로 및 골목길 곳곳이 깊게 파이면서 운전자들의 피해도 늘고 있다. 지난 14일 오후 8시50분께 파인 도로를 지나다 왼쪽 앞바퀴 타이어가 터진 정모(52)씨는 “낮에도 패인 도로를 찾기 힘든데 밤에는 더 어렵다”며 “운전자들을 위해 패인 곳을 알리는 보조도구가 필요하다”고 했다.
신형철·강경모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