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사고

시간당 53mm 비 감당 못하고 토사 쏟아져 폭 6m 도로 넘어 마을회관 마당까지 덮쳐

/ 수마가 할퀴고 간 자리 / (2) 춘천 신동면 증2리

◇15일 오후 춘천시 신동면 증2리 산사태 현장에서 포클레인이 도로 위를 덮은 토사를 치우고 있다.

김유정路 형체 알아볼 수 없어

복구 더뎌 이틀째 도로 통제

“야산 무분별한 벌채 때문”

15일 오후 춘천시 신동면 증2리 마을회관 앞 김유정로는 맞은편 산에서 쏟아진 토사가 집어삼켜 형체조차 알아볼 수 없었다.

뿌리째 뽑힌 나무와 곁가지가 섞인 토사는 폭 6m가량의 도로를 넘어 마을회관 마당까지 덮쳤다. 긴급 투입된 포클레인 2대와 덤프트럭 1대가 도로와 마을회관을 둘러싼 토사를 치우고 있었지만 30분이 지나도 쉽게 줄어들지 않았다.

증2리 주민들은 마을회관과 산사태가 난 야산을 오가며 복구작업을 지켜보고 있었다. 옷소매와 바지가 다 젖었는데도 자리를 뜨지 않았다.

금병산 자락의 이곳 야산은 지난 14일 오전 시간당 쏟아지는 52.5㎜를 감당하지 못하고 속수무책으로 무너져 내렸다. 장대비 탓에 복구작업이 더뎌지면서 이틀째 도로가 통제되고 있다.

마을주민들은 이번 산사태의 원인이 집중호우보다는 야산의 무분별한 벌채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실제로 산사태가 발생한 지점은 5개의 나무가 엉성하게 서 있는 민둥산이었다. 양쪽의 숲이 우거진 것과 너무 대조적이었다.

전제복(59) 증2리장은 “벌목 업체가 산의 나무를 무분별하게 벌목하는 것 같아 시에 민원을 제기했었다”며 “사전에 감독만 잘했어도 이번 산사태는 막을 수 있었다”고 했다.

시 관계자는 “올해 초에 현장조사를 벌여 A벌목업체가 허가받은 것보다 27% 더 벌목한 것이 확인돼 검찰에 고발했다”며 “현재 긴급복구반을 구성하고 현장에 즉시 투입해 토사가 유출된 곳에 비닐을 덮는 등 응급복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경모기자 kmriver@kw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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