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춘천문화재단 '히치하이커' 활동
소규모 커뮤니티 문화·감정 공유
“코로나19로 어려운 시기, 침체됐던 생활에 활력을 불어넣는 시간이었습니다.”
춘천문화재단의 '춘천을 살아가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자'(이하 히치하이커)에 참여한 장지순(57·퇴계동) 일곱빛깔 무지개 커뮤니티 대표는 소감을 이렇게 밝혔다. 히치하이커는 시민들이 도시에서 재미있는 활동을 기획하고 동료를 모아 하나의 도시문화를 만들어낼 수 있도록 재단이 마련한 커뮤니티 활동으로 지난 30일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올 10월부터 두 달간 춘천 전역에서 펼쳐진 히치하이커는 '춘천이 궁금해', '여유가 필요해', '친구가 필요해', '내가 궁금해' 등의 주제로 17개의 팀이 커뮤니티 활동을 펼쳤다.
커뮤니티 중 하나인 '일곱빛깔 무지개'는 40대 초반부터 60대 후반의 부부들이 모여 황혼기를 맞이하는 감정을 나누고 시간을 보내는 프로그램으로 진행됐다. 장 대표는 “우리 사회의 중년 부부는 서로를 알아가기 위해 함께하는 시간이 부족하다고 생각해 이를 극복해 보고자 커뮤니티를 주도하게 됐다”며 “여러 부부가 만나고 활동하며 부부 간 대화가 늘었고 일상에 활기를 얻게 됐다”고 했다.
17개 팀의 시민들은 각자의 환경에 도움이 되는 물품을 만들거나 장소를 공유하는 등 취향을 나누며 하나의 도시문화를 만드는 과정을 경험했다.
이범준(29·동면 상걸리) '시골하루' 대표는 “시골에 모여 정원을 조성하거나 모닥불 앞에 앉아 감정을 공유했다”며 “춘천시4H연합회장으로서 시골에서 농사를 지으며 교통뿐 아니라 문화적으로도 결핍, 소외됐다고 생각해 왔는데 갈증을 해소하는 시간이었다”고 했다.
변보경(31·퇴계동) '너나들이' 대표는 “4~5명 소규모 인원이 같이 장을 보고 혼자 먹기 힘든 양의 과일을 나누며 두 달간 안전하게 모임을 가졌다”며 “사람이 만나야 살 수 있다고 느꼈고 프로그램이 끝난 이후에도 자체적으로 모임을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현정기자 together@kw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