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설과의 전쟁 속 일손·장비 턱없이 부족
대다수 시민들 걷거나 대중교통 이용 불편
【강릉】닷새 동안 1m가 넘는 폭설이 내린 영동지역에서는 제설 작업에 안간힘을 쏟고 있으나 일손과 장비가 턱없이 부족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강릉시에 따르면 10일에도 자체 보유 장비와 민간 임차 장비 등 605대와 공무원, 군장병, 경찰 등 1,500여명이 투입돼 눈과의 전쟁을 벌이고 있다. 현재 7번 국도와 시내 주요 도로 등 간선도로는 제설장비가 집중 투입돼 소통이 원활한 편이다.
그러나 간선도로변 인도나 이면도로, 주차장, 농산촌 마을 안길 등은 대부분 제설의 손길이 미치지 못해 막혀 있거나 토끼 길 정도가 나 있어 불편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대다수 시민들은 폭설에 파묻힌 차량을 꺼낼 엄두를 내지 못한 채 차도를 걷거나 대중교통 수단을 이용해 출퇴근하고 있다.
아파트나 상가, 이면도로 등에서도 시민들이 각자 집 앞의 눈을 치우느라 분주했으나 눈의 양이 워낙 많아 치운 눈을 쌓아 둘 공간이 없어 애를 먹고 있다.
시 재난상황실에는 “밖으로 나갈 수 없으니 길을 뚫어 달라, 지붕이 무너질 것 같다, 지붕 위 눈을 치워달라”는 농산촌이나 도시지역 노약자, 장애인들의 민원이 빗발치고 있다.
10일 오전까지 150㎝의 눈이 내린 옥계면 북동리 박인재 이장은 “북동리 한울타리 체험학교 윗 마을인 2~5반까지는 지난 9일 면사무소에서 중장비 2대를 투입해 길을 뚫었는데 계속되는 폭설로 10일 다시 막혀 50여가구가 고립돼 있다”며 “지원이 필요하다”고 했다.
구정면 학산리 황기원씨는 “그동안 쌓인 눈이 키 높이를 넘어 버리니까 겨우 토끼 길이나 내고 지낼 뿐”이라며 “장비 지원이 절실하다”고 했다.
시 관계자는 “현재 일손과 장비가 부족해 폭설 피해가 없는 시·군에 덤프트럭, 굴삭기 등 장비와 인력을 지원해 줄 것을 요청하는 한편 추가로 군병력을 지원받아 제설 작업에 주력할 방침”이라고 했다.
고달순기자 dsgo@kw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