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일반

남북강원 `역사'에 통일 이정표

동해북부선이 57년만에 연결됐다. 17일 금강산을 출발한 북측 기차가 감호와 구선봉, 그리고 멀리 해금강을 뒤로 하고 비무장지대를 지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57년만에 금강산역~고성 제진역 25.5㎞ 왕래
 -육로관광 이어 철도길 활짝 교류활성화 큰기대

 반세기만에 남북의 문이 활짝 열렸다.

 통일 염원을 담은 열차가 17일 남북을 각각 출발해 분단의 벽을 무너뜨리며 군사분계선(MDL)을 넘었다.

 1998년 11월 바닷길을 통한 금강산관광을 시작으로 2000년 남북 직항기 2003년 동해선 육로에 이은 철도운행으로 남북교류 활성화에 기대를 걸게 했다.

 동해선은 1950년 열차 운행이 끊긴 이후 57년만에, 경의선은 56년만에 처음으로 운행이 재개됐다.

 이날 오전11시30분 북한 금강산역을 출발한 열차는 감호역을 지나 12시21분께 군사분계선을 넘었고 10분만인 12시31분께 고성 제진역에 그 모습을 드러냈다.

 '북남철도 련결구간 렬차시험운행'이라는 문구가 새겨진 현판을 부착한 북한 열차는 남측 인사 100명과 북측 50명 등 150명의 승객을 태우고 금강산역을 출발한 지 1시간여만에 동해선 25.5km를 달려 종착역인 고성 제진역에 도착했다.

 북한 열차의 측면에는 '위대한 수령 김일성동지께서 몸소 오르셨던 차'라는 붉은 현판이 붙어있었고 곧이어 상기된 표정의 남북 탑승객들이 객차에서 내렸다.

 남북 정부대표로 시범운행에 탑승했던 이용섭 건교부장관과 김용삼 철도상은 제진역에서 화동들로부터 꽃다발을 전해 받은 뒤 행사장에 나온 환영객들에게 손을 흔들며 오찬장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이날 북측 열차 기관석에 동승했던 철도공사 김동률(45·동해기관차승무사업소)기관사는 “동해바다와 평행하게 달리는 동해선 금강산역~제진역 구간은 주변 경관이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수려했다”며 “반세기만에 재개된 역사적인 순간에 참여할 수 있어 감개 무량하다”고 했다.

 제진역앞 광장에서는 이날 오전11시 고성 명파초교 사물놀이패의 공연을 시작으로 가수 현숙, 오승근의 열창이 이어지며 행사 분위기를 돋웠다.

 동해선 남북출입사무소에서 1시간 가량 오찬을 마친 북측 탑승객들은 오후3시20분께 다시 열차에 탑승, 고성 제진역을 출발해 금강산역으로 아쉬운 발걸음을 옮기며 역사적인 동해선 시범운행을 마무리했다.

 이용섭 건교부장관은 이날 오전 북한 금강산역에서 열린 기념행사를 통해 “오늘 시험운행이 남북철도의 완전한 연결을 앞당겨 계속해서 남으로, 북으로 열차가 오가는 출발점이 돼야 한다”며 '남북철도공동운영위원회'의 조속한 구성과 경의선·동해선 개통 준비를 서둘자고 제의했다.

 이 장관은 또 “한반도에서 유럽대륙까지 철의 실크로드 시대가 열리면 물류비용이 줄고 수송기간이 단축돼 한반도는 유라시아와 태평양을 연결하는 물류거점으로 세계경제의 중심으로 도약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별취재반=박기용 권원근 최성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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