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악·금강권 연계개발 하자”
반세기만에 이뤄진 동해선 철도 남북 시범운행은 끊어졌던 한반도의 혈맥을 다시 잇고 남북교류를 활성화하는 출발점이라는 상징적인 의미를 갖는다.
1937년 원산~양양간 운행을 시작했던 동해선은 1950년 한국전쟁으로 열차가 멈춰선 이후 57년만에 통행이 재개되는 역사적 순간을 맞았다.
2005년 12월 고성 제진역에서 군사분계선(MDL)까지 동해선 남측 구간이 연결된 지 1년 5개월만에 철로위로 시범운행 열차가 달리게 되면서 역사에 한 획을 긋게 되는 셈이다.
이번 시범운행은 정상운행이 합의되지 않은 상태여서 남북화해의 물꼬를 텄다는 상징적 의미 외에 당장 현실적인 효과를 거두기는 힘든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지난해 5월 예정됐다가 행사 하루 전날 북측의 돌연 취소통보로 무산되는 등 우여곡절 끝에 시행됐고 실제 운행에서 아무런 문제가 발생하지 않아 남북간 합의만 이뤄진다면 당장이라도 정기 운행이 가능하다는 점을 확인했다.
정부는 이번 경의선·동해선 시범운행으로 남북 물류 인프라 완성에 한발짝 다가섰다고 설명한다.
이미 2000년 남북 직항기가 하늘길을 열었고 2003년 동해선 육로가 뚫렸으며 2005년에는 남북해운합의서로 바닷길이 열렸기 때문이다.
문제는 동해선 미개통 구간인 고성 제진~강릉간 118km를 얼마나 조기에 개설하느냐이다.
남북 군 당국간 상시적인 군사보장조치가 취해져 정기운행이 가능해지더라도 동해선의 경우 미개통 구간으로 인해 금강산 관광 외에 실질적인 활용 방안이 없다.
여기에다 금강산 관광에만 집중하다보니 설악권 관광에 대한 아무런 대책이 없어 지역 공동화 현상이 발생하고 있는 것도 문제다
속초지역 주민 및 사회단체들이 이번 시험운행을 앞두고 설악~금강 연계관광에 대한 정부차원의 가시적인 조치와 전향적인 답변이 없을 경우 극단적인 조치를 취하겠다는 성명서를 낸 이유도 여기에 있다.
황병구고성군수권한대행은 “한반도종단철도(TKR)를 대륙과 연결하기 위해서는 동해선 미개통구간의 연결사업이 시급하다”며 “동해선 고성 제진~강릉간 연결사업 조기에 착수될 수 있도록 동해안 지자체와 힘을 모으겠다”고 했다.
이용섭 건설교통부장관은 “북측의 의지만 있으면 올해 하반기에라도 남북철도 (정기)개통이 가능하다”고 밝혀 개성공단 물품 수송과 금강산 관광에 이를 활용할 의지를 내비쳤다.
그러나 설악권을 비롯한 속초·고성·양양 주민들은 철도를 이용한 금강산 관광이 이뤄지더라도 기존 육로관광의 전철을 밟는다면 오히려 지역경기 침체를 가중시킬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정문헌 의원은 “6월께 국회에서 통일관광특구법이 통과된다면 규제 완화에 따른 기업 투자 여건이 충분히 조성될 것”이라며 “이를 통해 설악권과 금강권을 연계한 개발이 이뤄질 수 있다”고 했다. 고성=최성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