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초는 '갸우뚱' 고성은 '대환영'
동해선 철도 남북 시범운행을 바라보는 주민들의 반응은 지역별로 약간의 온도차를 보였다.
금강산 육로관광 이후 침체된 지역경기를 염려하고 있는 속초에서는 이번 시범운행을 계기로 속초~제진역간 구간의 열차를 조기에 개설할 것을 요구했고 고성은 남북교류의 전초기지로 발돋움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속초시 “설악~금강권 우선 연계 개발”
17일 57년만에 남북 동해선 철도가 휴전선을 넘나드는 시험운행에 들어갔지만 속초지역 주민들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동해선철도 시험운행은 분단이후 남북 왕래의 새로운 물꼬를 트게 될 역사적인 순간이지만 환영 플래카드 하나 찾아볼 수 없었다.
주민들은 설악산과 금강산 연계관광을 위해 속초~고성간 동해북부선 연장 개설과 통일관광특구법 조기 입법화 등을 중앙정부에 줄기차기 요구했지만 어느 것 하나 제대로 실현된 것이 없다며 강한 불만을 표출했다.
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최모(52)씨는 “금강산 육로관광이 본격화 되면서 속초 관광산업이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설악산과 금강산 연계관광을 위한 가시적인 정부대책이 하루빨리 나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분위기를 반영해 속초시번영회 등 속초지역 75개 시민단체들은 지난 14일 남북 철도 시험운행에 대한 10만 속초시민의 입장이란 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성명서에서 “설악~금강권 관광개발이 가시화될 수 있도록 속초~고성 제진역간 47㎞ 구간을 조기 연장개설해 줄 것”을 정부에 요구했다.
또한 “황폐화 돼 가고 있는 설악권 관에 대한 아무런 대책도 없이 남북 철도 시범운행을 하는 것은 금강산관광 활성화만 촉진시킬 뿐 설악권 관광과 속초경제 회복은 더 이상 회복하기 어려운 지경에 처해진다”며 우려감을 감추지 않았다.
최돈일속초시번영회장은 “실향민이 많이 거주하는 지역 특성상 남북 철도 시범운행에 대한 기대와 희망은 그 어느 지역보다 클 것”이라며 “그러나 설악권 관광이 배제된 금강산 관광 활성화는 반쪽짜리 개발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고성군 “지역개발 계기될 것 기대”
반세기만에 이뤄진 동해선 철도 남북열차 시범운행으로 고성지역 주민들은 낙후된 지역 발전의 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환영했다.
금강산 육로관광에 이어 동해선 철도까지 운행되면서 고성이 명실상부한 남북교류의 관문으로 자리잡는 것은 물론, 향후 남북 물류이동의 전진기지로 발돋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남북 화해 분위기가 조성되면서 접경지역으로 인해 수십년간 불이익을 받아온 지역 개발의 계기가 될 것이라고 희망을 나타냈다.
현대아산은 북측과 오랜 줄다리기 끝에 숙원 사업이었던 내금강 관광을 성사시키고 6월부터 일반인을 대상으로 본격적인 관광에 들어가기로 했다.
또 양양국제공항을 통해 서울과 금강산을 연결하는 '금강산 항공패키지 상품' 도입을 위한 행정절차에 들어갔고 향후 광주광역시·전남권역에서 양양공항을 거쳐 금강산을 관광하는 상품 개발과 동해선 철도를 이용한 금강산 관광도 계획하고 있어 금강산 관광도 한층 활기를 띨 것으로 보인다.
고성군은 기존 도로관광에다 철도관광까지 이뤄질 경우 접근성이 대폭 개선돼 지역 관광경기 활성성화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를 위해 영동지역 지자체와 연대해 동해북부선 미개설 구간인 고성 제진~강릉간 118km 조기개설에 주력하기로 했다.
함상옥고성군번영회장은 “이번 시범운행이 빠른 시일내 정기운행으로 이어져 침체된 지역 경기가 활성화되길 군민 모두가 바란다”고 했다. 속초·고성=권원근 최성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