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

[강릉]마을회관 반파·야영장 초토화…'루사' 악몽 재현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태풍 하이선 강타

하천 주변 마을 불어난 강물로 피해 막심

일부 주민 “강수량 적은데 범람 이해 못 해”

태풍 마이삭과 하이선이 뿌린 비로 강릉지역 하천주변 마을의 피해가 컸다.

강릉시 연곡면 삼산리는 강릉의 대표적 관광지인 소금강 윗자락에 있는 연곡면 삼산리 마을은 나흘 사이 2번의 태풍에 마을회관이 반파됐고, 마을에서 운영하는 야영장은 불어난 하천물로 초토화됐다.

마이삭 때 하천이 범람하면서 피해를 입은 5가구 주민 8명은 태풍 하이선을 피해 미리 친인척 집과 마을회관으로 대피했다.

심상복 연곡면장은 “그동안 태풍이나 홍수 때마다 문제가 됐던 것은 소하천이었고 연곡천은 워낙 큰 하천이어서 큰 문제는 없었는데 이번 마이삭과 하이선 때는 상류에서부터 하천물이 급격하게 늘어나 피해가 컸다”며 “불과 1시간 만에 하류에서는 물줄기가 거세져 다리에 물보라까지 일어나 백일교를 임시 통제할 정도”라고 말했다.

갑작스러운 하천 수위 상승에 주민들은 태풍 루사의 기억을 떠올리며 몸서리를 쳤다.

이 마을에서 80여년을 산 홍준표 삼산1리 노인회장은 “지난번 태풍 마이삭으로 연곡천이 범람해 마을회관이 넘어갈 정도로 피해를 입었는데 이번 태풍 하이선 때 또 패어나가 넘어지기 일보 직전”이라며 “저 위 오대산 물줄기가 무섭게 내려오더니 마을로 들어서는 다리에 물보라까지 일어나면서 범람 직전까지 갔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주민들은 두 태풍이 불어닥쳤을 당시 누적강수량이 각각 200㎜에도 미치지 못한 상황에서 하천이 범람한 것에 대해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김규한 가톨릭관동대 토목공학과 교수는 “기후변화로 인해 과거에 없었던 오랜 장마로 토양 공극이 포화돼 빗물이 토양으로 침투되기 어려워 비교적 작은 강수량 일지라도 강수량이 그대로 유출될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볼 수 있다”고 해석했다.

강릉=조상원기자 jsw0724@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피플&피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