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일반

역대급 긴 장마에…채소 값 일주일 새 2배 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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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오전 춘천시 효자동의 A마트. 배추 1통 가격이 평상시 대비 105% 오른 3,990원에 나와 있다.

춘천서 배추 1통 3,990원 나와

상추·애호박도 2~3배 폭등

고랭지배추 출하 60~70%수준

경기 부양 물가안정 대책 시급

채솟값이 1주일 새 2배로 올라 밥상 물가 불안이 커졌다. 추석을 넘어 김장철까지 여파가 이어질 것이란 우려가 나와 가뜩이나 어려운 소비심리 회복에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가격 2배 오른 상추, 애호박=9일 오전 춘천시 효자동 A마트에는 배추 1통 가격이 평소보다 105% 오른 3,990원에 나와 있었다. 상추 100g 가격도 2,990원으로 평소보다 115% 올랐다. 애호박은 노지 가격은 1,990원, 하우스 재배는 2,500원에 달해 평소 가격(990원)의 2~3배였다. 양파(2.5㎏)도 37% 오른 5,490원에 나왔다. 마트 관계자는 “가락동 경매시장의 가격이 올라 소매가격이 나흘 전부터 급등했다”며 “가격이 너무 올라 매대에 차마 내놓지 못한 품목까지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가격 폭등에 주부들은 지갑을 닫았다. 60대 주부는 “1주일 새 채솟값이 배로 올라 놀랐는데, 장 보는 양과 횟수를 절반으로 줄일 것”이라고 말했다. 외식업계도 직격탄이다. 강릉 경포해변의 B한정식집은 “관광객은 절반으로 줄고, 양상추, 배추 등 원재료 가격은 배로 올라 영업 마진이 악화됐다”며 “속이 무른 채소가 많아 상품성도 떨어진다”고 말했다.

■국내 생산량, 수입량 동반 감소=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지난 8일 기준 품목별 도매가격 상승률(전년 평균 대비)은 배추 104.9%, 대파 110.5%, 사과 홍로 161.9%, 애호박 170.8% 등이다. 양파, 배추는 지난해 가격 폭락으로 농가들이 생산면적을 줄인 가운데 올해 봄철 저온현상, 여름철 긴 장마로 출하량이 감소한 것이 가격 급등의 원인이다. 여기에 중국산 수입도 코로나로 어려워진 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달부터 출하되는 강원도 고랭지 배추도 출하량이 전년 대비 60~70%에 그치고 있다. 출하가격은 올랐지만 출하량이 크게 감소해 농가들도 달가워하지 않고 있다. 통상 강원도 고랭지 배추 생산량은 추석 기간까지 국내 배추가격을 좌우한다. 이 때문에 강원도 출하량 감소는 추석 물가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최흥식 한국농업경영인 도연합회장은 “긴 장마로 남쪽지방과 경기도권 채소 생산이 타격을 입으면서 가격이 급등세”라며 “이달 말부터 김장철 배추 파종이 시작돼야 하는데, 장마로 농지 피해가 커 차질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박경규 한국외식업중앙회 도지회장은 “서민 경제를 살리기 위한 물가 안정화 대책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신하림기자 peace@kw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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