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일반

“배추 수확 앞두고 쑥대밭” 강원농가 덮친 우박 피해 속출

읽어주는 뉴스

지난 11일 강원 내륙·산지 중심 우박세례
배추·양배추·사과·복숭아 농가 피해집중
각 시·군, 피해 신고 접수 및 현장 조사 중
2차 감염 예방 살균제 지원 등 대책 마련

◇지난 11일 오후에 내린 우박으로 횡성군에서 배추농사를 짓는 김모(59)씨의 농작물이 피해를 입은 모습. 배추에 동전만 한 구멍이 뚫렸다. 사진=독자제공

“농사를 지으면서 이렇게 큰 피해를 입은 건 처음입니다. 출하를 앞두고 있었는데 눈앞이 캄캄합니다.”

지난 11일 강원도 곳곳에 기습적으로 쏟아진 우박이 농촌 현장을 할퀴고 지나갔다. 한창 생육기에 접어든 농작물의 잎은 갈기갈기 찢어졌고, 어린 열매에는 깊은 상처가 남았다. 농민들은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무너진 밭과 과수원을 바라보며 복구 작업에 나서고 있지만, 수확량 감소와 상품성 하락에 대한 걱정은 커지고 있다.

횡성군 청일면 속실리에서 배추 농사를 짓는 김모(59)씨는 2.6㏊(8,000평) 규모 밭 전체가 우박을 맞았다. 잎 곳곳이 찢기고 구멍이 생기면서 상품성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김씨는 “배추 잎에는 100원짜리 동전이 들어갈 정도의 구멍이 뚫렸고, 농사를 하면서 이런 피해는 처음”이라며 “출하를 앞두고 있었는데 막막하기만 하다”고 토로했다.

사과 주산지인 원주시 소초면도 피해를 피하지 못했다. 수암리에서 0.7㏊ 규모 과수원을 운영하는 김모(71)씨는 적과 작업을 마친 어린 사과들이 우박에 무차별적으로 맞아 상품성이 크게 떨어졌다고 하소연했다. 그는 “과피가 터지고 움푹 파인 열매가 대부분”이라며 “우박을 여러 차례 맞은 사과는 정상 출하가 어렵다. 농사 초반부터 이런 피해를 입어 마음이 무겁다”고 말했다.

정선군 임계면 가목리의 양배추 재배 농가도 상황은 비슷하다. 양배추 잎이 심하게 훼손된 데다 멀칭비닐까지 찢어지면서 추가 피해 우려가 커지고 있다. 양배추 농사를 짓는 김모(61)씨는 “잎에 큰 구멍이 생기고 비닐까지 찢어졌다”며 “병해충과 2차 감염을 막기 위해 서둘러 방제 작업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농업 전문가들은 우박 피해가 단순히 외형 손상에 그치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사과와 같은 과수는 상처 부위가 흉터로 남아 상품 가치가 크게 떨어지고, 배추·양배추 등 채소류는 상처를 통해 병원균이 침투하면서 생육 저하와 수확량 감소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우박 피해가 발생한 시·군 곧바로 피해 조사와 대책 마련에 나섰다.  각 시·군은 읍·면 행정복지센터를 통해 우박 피해 신고를 접수하고 누락 농가가 없도록 홍보를 강화할 방침이다. 또 구멍난 잎을 통한 2차 감염을 예방하기 위해 살균제 예산을 지원하기로 했다. 

강원도 농정과 관계자는 “예상치 못한 자연재해로 시름에 잠긴 농민들을 위해 신속한 피해 조사와 보상이 이뤄질 수 있도록 모든 행정력을 동원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11일 오후에 내린 우박으로 정선군 임계면 가목리에서 농사를 짓는 김모(61)씨의 양배추밭이 피해를 입은 모습. 멀칭 비닐까지 구멍이 뚫렸다. 사진=독자제공
◇원주시 소초면 수암리에서 사과 농사를 짓는 김모(71)씨의 과수원도 우박 피해를 입었다. 어린 사과 열매 곳곳에 움푹 파인 자국이 남아있다. 사진=독자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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