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라시아 이니셔티브' 실현·물류 혁명 기반 구축
도, '철도추진단' 신설 대응…일각에선 '빨대 효과' 우려
30년 숙원인 춘천∼속초 동서고속화철도 사업이 확정돼 통일·북방경제시대에 대비한 도 경제지도를 바꿀 교두보를 마련하게 됐다.
국토교통부는 11일 동서고속철도 사업이 한국개발연구원(KDI)의 예비타당성 조사 결과, 타당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나 추진을 확정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특히 국가재정사업으로 확정, 사업추진에 탄력을 받았다.
동서고속철도는 수도권을 통과하는 동서연결 최단노선이다.
역대 대통령은 물론 박근혜 대통령의 공약사업으로 강원도민 최대 숙원이었다.
그동안 3회에 걸친 예비타당성 조사 결과 경제성 부족으로 사업 착수에 번번이 실패했었다.
정부가 정책적 분석 결과 사업 타당성을 충분히 인정, 사업을 확정함에 따라 강원도는 북부지역 경제 활성화는 물론 유라시아 진출 가시권에 들게 됐다.
더욱이 한반도종단철도(TKR), 시베리아횡단철도(TSR), 중국횡단철도(TCR)를 연결하는'실크로드익스프레스(SRX)'를 완성하는 현실적인 대안이라는 점에서 박근혜대통령이 제안한 '유라시아 이니셔티브' 실현 기반을 마련했다.
또 원주∼강릉 복선전철과 여주∼원주 수도권 전철 연장과 연계한 강원도 남북부 동반성장으로 지역 균형발전에 이바지할 전망이다.
도는 앞으로 효율적인 사업추진을 위해 가칭 '서울∼속초 철도추진단'을 구성, 체계적 지역발전 계획을 수립·시행한다는 방침이다.
◇ 경제·관광 활성화 미래전략 노선…도 남북부 동반성장 동력
춘천∼속초 고속철도 사업은 춘천에서 화천·양구·인제를 거쳐 속초까지 93.9㎞에 단선 전철을 건설하는 사업으로 8년간 2조631억 원이 투입된다.
국토부는 이달 춘천∼속초 고속철 기본계획 수립을 위한 예산을 확보해 9월 기본계획 수립용역을 시작할 계획이다. 기본설계는 내년 하반기께 착수한다.
춘천∼속초 고속철도가 완공돼 기존 경춘선·인천국제공항철도와 연결, 시속 250㎞급 고속열차가 다니면 동서고속철도가 완성된다.
동서고속철도는 '유라시아 이니셔티브' 실현을 위한 핵심 사업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2013년 서울에서 열린 유라시아 국제콘퍼런스 기조연설에서 남북 및 대륙철도망 연결을 통한 유라시아 이니셔티브 구상을 주창했다.
유럽과 아시아를 잇는 유라시아 경제공동체 구성으로 경제 활성화와 한반도 평화통일의 기반을 닦겠다는 구상이었다.
수도권과 중국을 거쳐 유라시아 대륙과 연결하는 최적 노선이기 때문이다.
철도가 완공되면 속초항과 동해항을 중심으로 이미 운영 중인 도내 항만과 극동러시아 항만 간의 직접적인 연계가 가능하다.
강원 경제·관광 활성화뿐 아니라 유라시아 경제권과 북극 항로 선점으로 국가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미래전략 노선으로 평가받는 이유이다.
특히 서해안∼수도권∼동해안∼TSR∼유럽을 잇는 철도와 해상 복합물류수송 루트가 완벽하게 구축돼 운송비 절감은 물론 효율적인 자원 이용을 위한 거대 단일시장 구성을 앞당길 수 있게 된다.
이와 함께 동서고속철도가 완공되면 도는 2018평창동계올림픽의 핵심 교통망인 원주∼강릉 복선전철과 여주∼원주 수도권 전철 연장 등으로 강원도 남북부 동반성장을 가져올 동맥을 가진다.
동서고속철은 접경지역과 영북을 잇는 북부노선을 비롯해 2017년 12월 완공예정인 원주∼강릉 복선전철과 수도권 전철 연장은 올림픽 개최지를 관통하는 남부노선으로 모두 강원도 교통 핵심 역할을 할 전망이다.
또 동해북부선 삼척 제진구간과 내륙종단선인 원주∼춘천∼철원 구간 철도사업이 완공되면 도는 우물 정(井)자 형태의 고속철도망을 확보, 동서와 남북을 모두 아우르는 물류의 혁명을 이룰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동서고속철 영서 북부 발전 가속 기폭제
'빨대 효과·공동화' 우려도 동서고속철 사업추진 확정으로 도는 지역경제 발전을 기대하고 있다.
춘천에서 화천, 양구, 인제 등을 거쳐 속초까지 연결돼 영서 남부 및 영동권보다 상대적으로 낙후한 영서 북부지역의 경제가 활성화될 전망이다.
교통 인프라 확충에 따른 유동인구 증가, 물류비용 감소 등으로 중추적인 경제 중심지 역할이 가능해진다.
도내 경제계는 영서 북부가 교통 인프라 부족으로 여건이 뒤떨어져 기업유치 등에 어려움을 겪은 만큼 동서고속철도 개통으로 인구 유입에 따른 고용문제 등이 해결되면 기업유치로 지역 불균형이 해소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동서고속철 개통에 따른 공동화 현상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동서고속철이 완공되면 춘천에서 속초까지 93.9㎞를 최대 시속 250㎞로 달릴 수 있다. 불과 25분이면 춘천에서 동해에 도착할 수 있게 된다. 이미 고속화가 이뤄진 서울까지는 50분이 소요된다.
이처럼 어느 곳에서든 출퇴근이 가능하게 되면 모든 경제활동과 주거 위치가 대도시 쪽으로 집중되는 이른바 '빨대 효과'가 일어날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도는 서울∼춘천 철도 건설 당시에도 빨대 효과 우려가 있었지만, 오히려 인구가 증가한 만큼 인구 유입 효과가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쇼핑과 의료분야에서 경쟁력을 갖추어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다.
◇ 도, 추진단 조직…체계적 지역발전 계획 수립·시행
국토교통부는 이 사업의 추진 기간을 8년으로 잡고 있다.
계획대로 진행돼 6개월∼1년간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2년간 설계를 거쳐 2019년 착공하면 2024∼2025년에는 노선을 개통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도는 예비타당성 조사 초기 경제성 확보가 어려운 여건임에도 '공급이 수요를 창출한다'는 논리와 '전 국민이 수혜자'라는 당위성을 개발, 사업 확정을 끌어냈다.
도는 이 사업 조기 추진을 위해 관계부처와 긴밀히 협력, 올해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내년에는 예산 확보를 통해 기본 및 실시설계를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효율적인 추진과 체계적인 대응을 위해 가칭 '서울∼속초철도추진단'을 조직, 발 빠르게 대응해 사업 기간 8년을 6년으로 앞당긴다는 방침이다.
해당 시·군과는 협의체를 구성, 체계적인 지역발전 계획을 수립·시행할 방침이다.
기본설계 완료 후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등을 통해 부동산 투기방지대책도 시행한다.
최문순 지사는 "도민 숙원을 해결해 준 정부와 혼연일체가 돼 사업 확정 쾌거를이뤄준 정치권 등 도민에게 감사하다"며 "관광 활성화와 강원 북부권 발전 계기로 만들기 위해 조기에 완성될 수 있도록 모든 행정력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이성현기자 sunny@kw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