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유권자 3% 불과 매번 후순위
북방경제·유라시아 이니셔티브 등
강원도만의 특수성 반영으로 성과
'30년'. 서울~속초 동서고속화철도 사업이 확정되기까지 도민들이 참고 견뎌낸 인고의 시간이었다. 경제성을 이유로 번번이 등을 돌렸던 정부도 네 번째 도전장은 외면하지 못했다.
긴 세월동안 네 차례에 걸쳐 도전이 이뤄질 수 있었던 것은 인구와 경제, 정치 등 모든 분야에서 절대적으로 불리한 위치에 있었음을 도민들은 그간의 경험을 통해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여름 휴가철이면 온 국민의 휴식처가 됐던 동해 바다와 청정 산맥은 예비타당성 조사 때만 되면 '천덕꾸러기'로 전락했다. 전체 유권자의 3%에 불과한 강원도는 매번 후순위로 밀렸다.
지난해 정부로부터 승인받은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사업은 3수 만에, 성격은 다소 다르지만 2018평창동계올림픽 유치 역시 세 번의 도전 끝에 성공했다. 전 도민과 정치권이 하나로 뭉치며 강원도정이 내걸었던 동서고속화철도를 비롯해 여주~원주 복선전철,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사업 모두 해결되는 쾌거를 이뤘다.
이런 불리한 여건을 강원도만의 '특수성'으로 바꾼 것은 도민들의 강한 열망과 의지였다. 발목을 잡았던 요인을 사업 추진의 이유로 만들고, 북방경제 개척의 선봉에 서겠다며 당위성을 만들었다.
박근혜 정부 들어서는 박 대통령이 추진 중인 유라시아 이니셔티브 구현에 꼭 필요한 사업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유라시아 이니셔티브는 유라시아(유럽+아시아) 대륙을 하나의 경제공동체로 묶고 북한의 개방을 유도해 한반도 평화를 구축하는 것이다.
동서고속화철도가 단순히 '강원도'를 위한 사업이 아니라는 점도 사업 확정의 배경으로 꼽힌다.
자체 인구는 적지만 국내 관광 1번지라는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전 국민을 위한 국가 사업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각종 인터넷 포털 사이트와 SNS에 이 사업의 확정 소식을 듣고 지역 주민들만큼 기뻐하며 전국 각지에서 환영의 글이 우후죽순 올라오고 있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원선영기자 haru@kw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