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일반

[문화재로 보는 우리 역사]정교한 화살촉 잇따라 출토 도구 사용 선구적 역할 입증

33. 강원 구석기인들의 첨단 사냥무기

■강원도 동해시 월소유적 출토 화살촉 ■길이 : 28㎜ 사진제공:강원문화재연구소

인류의 초기 화석들은 우리 조상들이 사나운 맹수의 사냥감에 불과했음을 보여준다. 표범의 날카로운 송곳니가 두개골을 뚫어 사망한 화석 자료는 생태계에서 허약하기만 했던 우리의 과거 모습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그렇다면 우리는 언제부터 동물들을 사냥하기 시작했을까?

구석기인들이 만든 도구들 가운데 본격적인 사냥의 증거는 창이다. 창 이전의 도구들은 사냥에 쓰였다기보다 죽은 동물을 해체하고 뼈를 부수는 용도에 적합하다. 창의 출현은 네안데르탈인이 등장한 시기부터라고 추정된다. 그러나 이 시기의 창은 손에 들고 찌르는 창이었으므로 사냥에 많은 위험이 수반됐다.

4만년 전 무렵 현생인류의 출현과 함께 창도 진화했는데, 마침내 던지는 창이 나타났다. 돌날기법에 의해 제작된 작고 날카로운 창끝이 부착된 날렵한 창은 창던지개를 사용해 던질 경우 뼈를 뚫고 들어갈 정도로 위협적이다. 후기 구석기 시대의 동굴벽화에도 투창을 사용한 사냥 장면이 상당수 발견되고 있다. 그리고 이 시기가 되면 육상동물뿐만 아니라 해양 포유류까지도 사냥 대상이 됐다.

창을 능가하는 사냥 도구는 활이다. 활은 사냥감에 발각되지 않고도 원거리에서 타격을 가할 수 있어 사냥의 성공률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다. 당시로서는 최첨단 무기인 셈이다. 인류가 활을 널리 사용하기 시작한 것은 신석기 시대부터지만 그 시작은 구석기인들에 의해서였다. 강원 동해안지역 구석기 시대 유적인 동해 월소, 망상동, 속초 청호동유적에서는 정교하게 만들어진 화살촉들이 발견됐다. 다른 지역에서는 아직 확인되지 않은 구석기시대 화살촉이 강원도에서 여러 점 발견됐다는 것은 강원지역에 살았던 구석기인들이 당시 도구 발달의 선구적 역할을 했으며, 동시에 매우 뛰어난 사냥꾼들이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김상태 국립춘천박물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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