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일반

[문화재로 보는 우리 역사]고흥 유씨 부학공파 춘천 입향조 섬세한 화풍 왕실 화원 솜씨 짐작

28. 조선 선조시기 강원도도사 유숙

유숙(柳潚·1564~1636년)은 조선 명종(明宗)~인조(仁祖) 때의 문신이다. 본관은 흥양(興陽·현재의 고흥), 자는 연숙(淵淑), 호는 취흘(醉吃)이다. 1597년(선조30년) 정시에 급제해 관직에 나아갔고 홍문관, 사간원, 사헌부 등의 언론 삼사(三司)의 관직을 비롯해 대사성, 대사간, 부제학까지 올랐다. 광해군 5년(1613년)에는 형난공신(亨難功臣)의 훈호를 받았다.

유숙은 선조 41년(1608년)에 강원도도사(江原道都事)에 부임하면서 강원도와 인연을 맺게 됐다. 그는 고흥 유씨 부학공파(副學公派)의 파조(派祖)이며, 춘천 입향조(入鄕祖)다. 유숙이 1616년 부친 柳夢彪(유몽표)의 묘를 춘천 서면에 정하고, 6년 동안 시묘살이를 하면서 춘천 서면 가정리 일대에 고흥 유씨가 모여 살게 되었다. 구한말 항일운동을 한 의병장 유인석(柳麟錫), 유홍석(柳弘錫), 유제원(柳濟遠), 그의 아내 윤희순(尹熙順) 등 의병과 독립운동가들이 유숙의 후손들이다.

오사모(烏紗帽)를 쓰고 흉배가 부착된 단령을 입고 있는 초상화로 17세기 초에 매우 잘 그려진 그림이다. 세로 180㎝ 높이의 대형 초상화로 유숙 공(公)은 조선시대 초상화 주인공 중에 미남으로 꼽고 싶은 준수한 용모로 그려져 있다. 엷게 홍조가 올라온 맑은 얼굴 표현, 서글서글한 눈과 표정을 보면, 왕실에 소속된 화원(畵員)의 솜씨임을 짐작할 수 있다. 지난해 봄에 이 초상화와 같은 인물의 얼굴 부분을 그린 초본, 교지(敎旨) 등이 국립춘천박물관에 기탁됐다.

<이혜경 국립춘천박물관 학예연구사>

■ 제 작:필자 미상

■크 기 :178.0×102.1㎝

■제작시기 : 조선 17세기

■소 장 처 : 고흥 유씨 부학공파 소장 국립춘천박물관 기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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