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가 2025학년도 의과대학 대입 전형 시행계획을 최종 발표했다. 올해 고3이 치르는 내년도 대입 전형에서 전국 의대가 전년도보다 1,497명 불어난 4,610명의 신입생을 선발한다는 내용이다. 특히 정부가 의대 정원을 확대하며 지역인재전형 비율을 60% 이상으로 늘리도록 권고해 강원지역 4개 의대의 지역인재전형 모집 규모는 기존 61명에서 내년 137명으로 두 배 이상 증가한다. 이에 따라 내년도 도내 4개 의대 평균 경쟁률은 대폭 하락할 전망이다. 그만큼 의대에 진학할 수 있는 문이 넓어졌다는 의미다.
하지만 문제는 도내 수험생의 학력 수준이다. 요구하는 학력 수준은 그대로이거나 일부 상승하기 때문에 지역 일반고 최상위권 학생들도 의대에 입학할 수 있는 수능 최저 점수를 맞추지 못할 수 있다. 실제 한림대 의대의 경우 지역인재-기초생활전형 3명 외엔 모두 ‘수능 최저 학력기준’을 맞춰야 한다. 한림대의 수능 최저 기준은 국어, 영어, 수학, 과탐 4개 영역 중 ‘3개 합 4등급’ 이내로 기존과 동일하다. 가톨릭관동대도 기존 ‘상위 3개 영역 등급의 합 5 이내’ 방침을 유지했다. 연세대 미래캠퍼스는 오히려 요구 등급이 올랐다. 지역인재 지원 자격은 한부모가족 등으로 확대했지만 기준은 ‘4개 합 6’에서 ‘4개 합 5’로 강화돼 실제 지역학생의 접근은 더 어려워졌다. 다만 기존 ‘3개 합 6’인 강원대는 신설된 학생부종합전형 기준을 ‘3개 합 7’로 완화했다. 자칫 도내 수시 지원자들이 최저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하면 상대적으로 정시 이월 인원이 많아지게 되고 이는 곧 타 지역 특목고, 자사고 합격인원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
그렇지 않아도 비수도권에서 양성된 의사들이 과연 졸업 후에 지역에 머물겠냐는 우려가 쏟아지고 있다. 하물며 지역인재전형마저 채우지 못한다면 도내 의대를 나온 의사들은 지역에 남을 가능성이 더 적어진다. 입학성적이 낮다고 해서 좋은 의사가 되지 말라는 법은 없다. 의과대학은 학사 관리에 철저해 학업을 조금만 게을리하면 유급이 된다. 또 의사 자격과 면허는 의대를 졸업했다고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졸업 후 의사국가시험에 합격해야만 한다. 따라서 의과대학에 입학할 당시의 성적이 어떠하든지 간에 재학 중 따라가지 못하면 도태되고 졸업 후 의사국가시험에 합격하지 못하면 의사 자격을 취득할 수 없는 것이다. 이런 점을 고려한다면 지역인재전형의 문턱을 낮추지 못할 게 없다. 또한 지역인재전형 확대를 계기로 도내 학생들의 학력 수준을 높이는 방안도 적극 강구돼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