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일반

[터치, 강원] 생태·문화공간 재탄생고원도시 힐링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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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방산 전망대에 올라가면
철암역두 선탄시설 한눈에
역사촌 ‘까치발 건물'' 이채
폐광갱도에서 생태공간으로
가장 빨리 단풍 만나는 지역
철암 단풍 군락지·축제 인기
지하연구시설 국책사업 선정
방폐장 위한 각종 기술 연구

① 지난해 8월 2~4일 철암 쇠바우골 탄광문화장터에서 열렸던 태백 쇠바우골 탄광문화 고기축제.

#1 철암역두 선탄시설=철암역두 선탄시설은 일제강점기 국내 최초로 일대 무연탄광에서 실어 온 원탄을 선별, 가공·처리했던 곳으로 불과 몇 해 전까지만 해도 가동됐다.

철근 콘크리트 구조와 강재로 된 트러스를 사용하는 등 근대 재료와 공법으로 만든 산업 시설의 대표적 사례로 20개의 주요 시설물로 구성됐다. 무연탄을 연료로 본격적으로 사용하기 시작할 때 만들어진 국내 최초의 무연탄 선탄시설로 우리나라 근대 산업사를 상징하는 주요 시설로 평가받아 2002년 등록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

지난해 강원일보는 실제 철암역두 선탄시설에 근무했던 선탄부들의 삶을 재조명하는 창간 79주년 특별기획 ‘광부엄마’ 보도를 통해 반향을 일으키기도 했다.

2020년부터 철암역두 선탄시설의 장화세척장, 방한갱도, 연탄공장, 선탄장 등 내부를 둘러볼 수 있는 철암역두선탄시설탐방 코스가 운영돼 오다 장성광업소 폐광으로 인해 2024년 7월부터 투어 운영이 중단된 상태다. 철암역 건너편 삼방산 전망대에 오르면 철암역두 선탄시설의 전경을 살펴볼 수 있다.

② 고원힐링캠핑장 전경.

#2 철암탄광역사촌과 까치발 건물=철암역 건너편에 위치한 철암탄광역사촌은 1960~1980년대 옛 탄광촌의 주거 시설을 복원·보존한 생활사 박물관이다.

총 11개 건물 중 6개 건물을 전시공간으로 꾸며 잊혀가는 과거 석탄 산업의 역사와 광부들의 생활상 등을 느낄 수 있다. 철암은 현재 상철암으로 불리는 곳이 중심지였고 현재 철암역과 철암시장이 있는 새뜨리(사이뜰·새뜰)에는 불과 3~4가구가 살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철암역이 들어서고 전국에서 수만명의 인구가 몰려들며 갑자기 마을이 생겨나고 많은 건물이 들어섰다. 도시의 확장 속도를 건축이 따라가지 못하자 일부 건물은 철암천 쪽으로 증축해 지하공간을 마련하면서 확장된 부분을 지지하기 위해 목재 또는 철재로 만든 지지대를 세웠는데 이 지지대의 모습을 따 ‘까치발 건물’이라고 불렸다.

③ 국내에서 가장 먼저 단풍을 만날 수 있는 철암 단풍군락지

#3 폐광 갱도가 생태공원으로 재탄생 ‘탄탄대로’=과거 석탄을 운반하던 폐광갱도가 생태공원으로 재탄생됐다. 탄광문화유산길로 조성한 ‘탄탄대로’는 철암구간과 소도구간 등 2개 코스로 이뤄졌다.

이 중 철암구간은 철암역에서 강원도소방학교까지 1.1㎞, 도소방학교에서 365세이프타운, 종점으로 이어지는 2.29㎞ 구간으로 구분된다. 철암역 왼편 마을 끝까지 들어가 철길을 따라 이동하다 보면 건널목 하나가 보이는데 건널목을 건너면 탄탄대로를 오를 수 있는 표지판을 확인할 수 있다. 광부의 꿈 터널, 태수의 일기, 귀염둥이 시컴스 등 석탄과 관련된 다양한 볼거리를 만나게 된다.

◇철암역두 선탄시설.

#4 철암 탄광문화장터와 철암장=철암 탄광역사촌 인근에는 철암 탄광문화장터가 있다.

넓은 주차장과 함께 태백물닭갈비, 한우구이, 백반 등 각종 식당, 카페 등이 모여있어 편리하게 식사를 할 수 있다.

이곳에서는 10일, 20일, 30일 작은 규모의 전통시장도 펼쳐진다.

탄광문화장터에서는 소규모 무대도 갖추고 있어 철암 쇠바우골 별밤음악회 등 각종 이벤트와 축제가 진행된다.

지난해 8월 탄광문화장터에서 처음 열렸던 철암 쇠바우골 탄광문화 고기축제에서는 3일간 한우 1,024㎏이 판매되는 등 성황을 이루기도 했다.

⑤ 연구용 지하연구시설 모형.

#5 ‘시월의 첫 단풍’ 철암 단풍군락지와 단풍축제=철암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먼저 단풍을 만날 수 있는 곳 중 하나로 유명하다.

철암천변을 따라 펼쳐진 철암 단풍군락지는 0.3㏊ 규모로 그리 넓지는 않지만 색이 곱고 강렬해 해마다 많은 관광객들이 방문한다. 단풍이 만개하는 시기에 맞춰 2010년부터 열리고 있는 철암단풍축제에서는 각종 먹거리와 체험, 전시부스도 마련돼 가을 첫 단풍의 매력을 만끽할 수 있다. 올해 축제는 10월 중순에 열릴 예정으로 단풍 시기에 맞춰 변경될 수 있다. 시는 단풍군락지 인근에 각종 야간경관 시설, 조형물 등을 설치, 방문객들의 볼거리를 늘렸다.

⑥ 철암천에서 바라본 철암탄광역사촌의 모습.

#6 ‘가장 늦은 벚꽃’ 철암 고원힐링캠핑장=철암 금광골 입구에 위치한 철암고원힐링캠핑장은 올해 5월께 개장을 앞두고 있다.

고정식 카라반 12대를 설치하고 이동식 카라반 28대를 설치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됐다. 백패킹용 데크, 전망 데크, 피크닉장 등도 갖추고 있다. 시는 숲과 하천, 자연이 어우러진 캠핑 명소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철암 고원힐링캠핑장에 진입하는 도로 좌우에는 1㎞가량 벚꽃이 심어져 있는데 태백의 4월 평균 기온이 타 지역에 비해 낮다 보니 4월20일께에야 만개하는 등 전국에서 벚꽃이 늦게 피는 곳 중 하나로 손꼽힌다.

⑦ 폐광 갱도에서 생태공원으로 재탄생한 탄탄대로.

#7 소멸위기 철암동 각종 대체산업 유치로 경기 활성화=태백시는 장성광업소 폐광 후속 대책으로 오는 2027년까지 제1차 태백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원자력환경공단이 공동 주관한 연구용 지하연구시설(URL) 부지 유치 공모에서 태백 철암동 고원자연휴양림 내 부지가 선정되며 5,000억원대의 대규모 국책사업 시행의 포문을 열었다.

연구용 지하연구시설은 향후 고준위 방폐장 건설에 필요한 각종 기술을 연구하는 순수 연구시설이다.

지난해 7월 열린 연구용 지하연구시설 주민설명회에서는 건설, R&D, 고용, 기업 유입 등 1,710억원에서 3,660억원 규모의 직접적 경제효과, 8,000명 이상의 고용유발효과가 있을 것으로 분석됐다.

수십년간 폐기물로 취급돼 활용이 어려웠던 경석이 자원으로 활용 가능해지며 철암선탄장에 쌓여 있는 62만여톤의 경석도 재활용될 길이 열렸다. 시가 380억원을 투입해 조성 중인 철암 고터실 핵심광물 산업단지에는 경석을 비롯한 광물가공, 광물자원 특화 기업이 유치될 수 있도록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또 장성광업소 폐광으로 인한 사택 거주 주민들의 이주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 단계적 이주 대책을 수립, 시행해 상철암아파트 등 철암지역 사택 거주 시민들의 안정적 재정착에도 힘쓸 방침이다.

석탄산업의 부침에 따라 급격한 변화를 겪었던 철암지역이 석탄에서 무탄소 청정에너지 도시 태백으로의 변화를 앞두고 어떠한 모습으로 발전, 변화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전명록기자 / 편집=이화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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