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년 강릉서 권성동 의원 만나
정계 입문·대통령 출마 결심
도 국회의원들 당선 일등공신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역대 대선 후보 중 가장 광범위한 강원도 정치 인맥을 바탕으로 대권의 꿈을 이뤘다.
강릉 출신인 제11·12대 이봉모 전 국회의원의 누나를 외할머니로 둔 윤 당선인은 외가 친척들이 지금도 강릉에 거주하고 있다. 어릴 적 강릉시 금학동 외가를 자주 들르면서 1960년생 또래인 권성동 국회의원과의 인연도 시작됐다. 당시 외할머니가 인사시킨 공부 잘하는 옆집 손자 권성동 의원은 방학이면 강릉을 찾는 윤석열 당선인의 ‘강릉 친구'가 되어 줬다. 어릴 적 강릉에서 친구로 지내던 윤 당선인과 권 의원의 인연은 30대 초반으로 이어졌다. 윤 당선인은 1990년대 초 수원지검에서 검사 시보를 할 때 복도에서 권 의원과 우연히 스치면서 서로를 한눈에 알아본 후 인연을 이어 갔다고 한다. 검사 시절에는 춘천지검 강릉지청에서 근무하기도 했다.
지난해 5월 검찰총장직을 내려놓고 잠행하던 윤 당선인이 처음으로 대외 행보를 보인 곳도 강릉이다. 당시 윤 당선인은 강릉중앙시장 일원 금학동에 위치한 음식점을 찾아 식당 주인, 손님들의 사진 촬영에 응했고, 강릉지역 토속음식인 감자옹심이와 감자송편, 칼국수 등을 먹으면서 “외할머니 생각이 난다”고 말하기도 했다.
외할머니 성묘를 위해 강릉에 간 후 권 의원과의 식사 자리였고, 그 자리는 윤 당선인이 정치계에 입문하는 통로가 됐다. 당시 권 의원의 권유로 대선 후보 출마를 결심하면서 ‘강릉결의'가 된 셈이다.
이후 윤 당선인이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로 최종 선출된 뒤에는 이양수(속초-인제-고성-양양) 의원을 선대본부 수석대변인으로, 이철규(동해-태백-삼척-정선) 의원을 당 사무기획부총장으로 위촉했다. 또 유상범(홍천-횡성-영월-평창) 의원을 법률지원단장에, 한기호(춘천-철원-화천-양구을) 의원을 강원도 총괄선대위원장에 각각 배치했다. 결국 강원도 5명의 국회의원 모두 ‘윤석열 대통령 만들기'의 일등 공신이 됐다.
이러한 과정은 ‘강원도의 외손자'를 외치며 지지를 호소한 윤 당선인에게 강원도 18개 시·군에서 모두 승리를 안겨준 배경 중 하나로도 분석된다.
이무헌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