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 거리까지 접근 초긴장
당국 방화선 구축 결사 저지
경북 울진에서 발생한 산불이 북상하면서 강원도 경계지역인 삼척시 원덕읍까지 도달, 국내 최대 규모인 LNG(천연액화가스) 삼척기지가 한 때 일촉즉발의 위기를 맞았다.
지난 4일 오전 11시17분 발생한 울진 산불은 이날 오후에만 해도 10~15㎞ 가시거리에 있었지만 불과 30여분 만에 3~4㎞로 접근하면서 소방·산림 당국을 긴장시켰다. 특히 초속 5~3.4m의 강풍을 타고 무섭게 북상한 산불은 삼척 월천리 야산에 이어 금방이라도 원덕읍 소재지인 호산리까지 접근할 기세였다.
위험지역 주민들은 이미 대피령이 내려져 안전한 곳으로 이동했지만, 불씨가 LNG 삼척기지에 접근할까 긴장감이 고조됐다. 2㎞ 거리에 있는 산불 앞에는 가곡천이나 월천 앞바다가 있었지만, 2000년 삼척시 근덕면 매원리에서 발화된 산불이 원덕읍을 거쳐 가곡천을 넘어 울진군으로 이동했던 도깨비불 전례를 감안할 때, 당시 상황이 재현될 수도 있었기 때문. 피해가 예상되자 산림·소방 당국은 가곡천을 저지선으로 삼아 방화선을 구축했다. 가스기지 또한 비상체제를 가동, 탱크설비 및 주요 시설물 자체 소방장비, 인력배치로 비상상황에 대응했다.
하지만 바람의 방향이 바뀌었고, 화선이 그대로 유지된 채 산불이 소강 상태를 보이면서 안도의 한숨을 내쉴 수 있었다.
삼척기지 관계자는 “영하 163도의 냉각 상태를 유지 중인 LNG 탱크가 자동소화설비 등을 갖춰 화재로 인해 피해를 입을 우려가 없지만 위기상황 시 국가중요시설을 관리해야 한다는 막중한 책임을 느꼈다”고 말했다.
삼척=황만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