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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발 헬기 좀 보내주세요” 지휘권한 이원화에 진화현장 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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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화헬기 배치 지연

지난 5일 삼척시 원덕읍 월천에서 산불진화헬기가 화염을 피해 긴급하게 담수하고 있다. 삼척=권태명기자

진화 현장 지휘는 지자체장

헬기 배치 권한은 산림청장

산림청 “모든 헬기 투입 중

진화지역 중간 변경 어려워”

산불 현장 지휘는 지자체장, 진화 헬기 배치는 산림청장 권한으로 이원화된 상태에서 강원도를 비롯한 전국적으로 동시다발 산불이 발생하면서 도내 산불 진화 현장에 혼란이 이어졌다.

지난 4일 시작된 경북 울진과 강릉 옥계 산불이 인근 삼척과 동해 등으로 확산되며 산불지휘본부와 동해안산불방지센터에는 헬기요청이 이어졌다. 옥계면사무소, 소방서, 경찰서, 동해안산불방지센터 등 주민들이 헬기로 물 한 번만 뿌려 달라고 요청했고 정일섭 강릉부시장까지 나서 “성산 송암리에 주불이 진화됐다고는 하지만 바위가 많은 지형적 특성 때문에 바위밑에 잔불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대형헬기로 물 한 번 더 뿌려 달라”고 했지만 산림청 산림항공본부 관계자는 난색을 표했다.

강릉시와 주민들의 요구에 산불지휘본부나 동해안산불방지센터 관계자들은 다들 속만 태우며 상황을 산림청 쪽으로 전달할 뿐이었다.

삼척에서도 같은 상황이 이어졌다. 6일 삼척시 원덕읍 사곡리 야산에 불이 번졌지만 헬기가 지원되지 않아 진화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곳은 암벽지역으로 진화대원들이 올라갈 수 없어 산불헬기만 기다릴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더군다나 산림청은 이날 삼척·경북 울진에 50대의 산불진화헬기를 투입한 것으로 발표했으나 이날 오전 10시 삼척시 산불방지대책본부 상황실의 상황보고 자료에서는 오전 7시 헬기 1대만이 지원된 것으로 드러났다.

김양호 삼척시장은 5일 최문순 지사와 가진 현장상황 보고에서 “당초 헬기 7대를 요청했지만 헬기 지원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진압이 늦어지고 있다”면서 “산불 위기에 처한 응봉산과 덕풍계곡은 대한민국의 마지막 자연이자 허파로 덕풍계곡을 잃는다는 것은 대한민국의 손실”이라고 토로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산림항공본부 관계자는 “산불 규모가 크고 확산도 빨라 전국에서 동원할 수 있는 모든 헬기가 투입돼 산에 물을 쏟아붓고 있는 상황”이라며 “아침에 각 헬기별로 지역과 역할을 지정해 투입되면 (헬기들도 운영리듬이라는 것이 있어) 중간에 바꾸기가 어렵다”고 했다.

조상원·황만진·전명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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