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

잿더미 된 차·무너진 집…아비규환의 농촌마을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동해 주택 87동 이상 피해

◇강릉 옥계에서 난 산불이 강풍을 타고 동해 도심 방향으로 빠르게 번지고 있는 가운데 산불이 옮겨 붙어 불타버린 주택에서 소방대원들이 진화작업을 벌이고 있다. 동해=박승선기자

주택 87동 이상이 전소되거나 일부 피해가 발생한 동해지역에서는 대형산불로 인한 아찔한 순간이 계속됐다.

강릉 옥계 산불이 동해로 번진 지난 5일부터 이틀간 동해에는 화마에 주민들의 공포감이 극에 달했다.

김모(여·70)씨는 집으로 돌아온 후 이웃집으로 달려가며 “저곳에 어르신 혼자 사는데 어쩌나…”라고 말했다. 김씨는 깁스한 팔을 붙들고 양동이에 물을 담았다.

다행히 불길이 바뀌었고 경찰과 소방대원들이 필사적으로 물을 뿌려 지붕 처마 일부만 그을렸다. 오후 늦은 시간 마을로 돌아온 어르신도 무사한 집을 보며 천만다행이라고 말했다.

5일 50평 규모의 비닐하우스 4~5m 앞까지 들이닥친 불길을 바라보던 김송정(81)씨는 6일 다시 현장을 찾아 비닐하우스 곳곳을 살펴봤다.

김씨는 “큰 피해가 없었지만 어제는 정말 말을 하기도 어려울 정도였다”며 “빨리 불이 꺼져야 할 텐데 아직도 산에서 하얀 불길이 올라와 마음이 아프다”고 했다.

직접적인 화마의 피해를 입지 않은 백옥화(여·67)씨는 “3년 전에는 바람 방향 때문에 불이 산을 넘지 않았는데 올해는 마을 사람들이 큰 피해를 입었다”며 “불에 타버린 자동차와 무너진 집을 보며 조용하기만 했던 농촌마을이 전쟁터가 됐다”고 안타까워하며 이웃들의 안부를 살피기 위해 발걸음을 옮겼다.

동해=김천열기자 history@kwnews.co.kr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피플&피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