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일반

8년간 평균 경쟁률 고작 3.5대 1 매년 수십대 1 공채시험과 대조

지역출신 대학생 공무원 선발 `음서제' 논란

경쟁률·변별력 극명한 차이

다른 공시생 상대적 박탈감

화천군이 운영중인 지방공무원 임용후보자 장학생 선발제는 일반 공무원 공채시험과 경쟁률이나 변별력 측면에서 극명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현 정부가 강조하는 채용 과정상의 '공정성', '투명성'과 거리가 멀다. 도내 18개 시·군 중 이같은 선발제를 운영하는 곳은 화천이 유일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들만의 리그=화천군이 도입한 임용제는 일반 시험처럼 '공채' 형식을 띠고 있지만 극소수만 응시하고 있다. 공직사회 내에서조차 '폐쇄적'이란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2010~2017년까지 8차례 시험(매년 2~4명 모집)에 3~17명이 응시, 평균 3.5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2011년에는 2명 모집에 3명이 응시해 최저를, 2014년에는 4명 모집에 17명이 몰려 4.25대 1로 최고 기록을 세웠다.

반면 도 일괄로 뽑은 2017년도 제6회 강원도 지방공무원 임용시험의 경쟁률은 269명 모집에 7,625명 응시, 평균 28.3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경쟁률이 가장 높은 일반행정직 9급 공채의 경우 58명 선발에 4,663명이 몰려 80.3대1의 경쟁률을 보였다. 해당 시험에서 화천군의 행정직 9급 공채에도 1명 모집에 82명이 몰렸다.

화천군의 대학생 공무원 채용 제도는 일반 시험처럼 군청 홈페이지 고시란을 통한 공고로만 이뤄진다. 도내에서 공무원 시험 준비생을 가르치는 한 강사는 “20년 동안 공시생을 지도했지만, 화천군에서 그런 제도가 운영중이라는 사실을 처음 들어본다”고 했다.

■영어, 한국사 2개 과목 시험=또 다른 논란은 시험의 '변별력'이다. 2010년 시행 초기에는 4지 선다형 20문항의 영어시험과 학과 성적을 각각 50%씩 적용해 뽑았다. 그나마 2015년부터 영어 스피치가 추가되고, 2016년부터 한국사 과목이 늘어났다. 국어, 영어, 한국사 필수 3과목에 행정법총론, 사회, 과학, 수학, 기계, 전기, 화학, 임업 등 전문직렬에 따른 선택 과목까지 추가되는 일반 공무원 공채와는 크게 대조된다.

화천군 대학생 공무원 선발제에 합격하면 3~4학년 매 학기당 100만원의 장학금을 지원받고 졸업과 동시에 9급 공무원으로 임용된다.

단, 3·4학년 성적 백분율 합산이 평균 80점 이상이어야 하고, 졸업 전까지 토익 675점 이상이나 토플 85점 이상을 받아야 한다. 이 제도를 통해 지난 8년간 20명을 선발, 재학생 등을 제외하고 현재까지 12명이 임용됐다. 이 가운데 군청 과장 및 담당 자녀 4명이 선발돼 이 중 3명이 임용됐고 나머지 1명은 현재 대학생 신분으로 군복무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공무원 시험을 준비중인 박모(28·춘천)씨는 “아무리 지역인재 육성 차원이라도 대학 졸업 뒤 2~3년을 노량진 고시촌에서 청춘을 바치는 대다수의 공시족 입장에서는 상대적 박탈감이 들 수밖에 없다”고 했다.

류재일·김지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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