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내 유권자 30대 이하 33.2%-50대 이상 46.5%
보수 vs 진보 대결에 50대 투표율 90% 육박 총결집
18대 대선은 역대 첫 여성대통령이자 부녀(父女) 대통령 탄생이라는 역사적 의미를 남겼다. 하지만 이를 넘어 선거 자체로는 그동안 각종 선거에서 공식처럼 여겨지던 이론이 깨진 선거로 기억될 만하다.
대표적인 것이 투표율이다. 정치권에서는 그동안 '투표율이 높으면 진보 후보가 유리하다'는 말을 정설로 받아들여 왔다. 여당 지지도와 투표율이 높은 50대 이상 연령층은 기본적으로 일정 수준의 투표율을 보여준다는 가정 아래 투표율이 높아질 수록 야권 성향이 강한 젊은층의 투표율이 높을 것이라는 분석이 배경에 있다. 정치전문가들도 이번 선거의 승패를 가를 투표율 기점을 70%로 보고 선거 결과를 전망하기도 했다. 민주통합당을 비롯한 진보진영이 선거 초기 투표시간 연장 카드로 대대적인 공세를 취했고 새누리당은 경기 중에 게임룰을 바꿀 수 없다며 완강하게 거부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이해할 수 있다.
실제로 1997년 실시된 제15대 대선 이후 투표율이 70%를 넘은 대선에선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 등 진보후보가 모두 승리했다. 하지만 73.8%의 투표율을 기록한 도내 선거에서 오히려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가 61.97%라는 도 대선 사상 역대 최고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전국 투표율 역시 75.8%에 이르렀지만 결과는 보수진영이 과반(51.55%)을 얻는 승리였다. 전문가들은 이에 대한 원인으로 이번 대선이 제3의 유력 후보가 없는 '보수 vs 진보'의 양자대결로 치러졌다는 점을 들고 있다. 보수-진보 양 진영이 총집결하며 대대적인 투표로 이어졌다는 점에서 유권자 수와 결집도가 높은 50대 이상이 더 큰 영향력을 발휘했다는 분석이다.
출산율 저하로 인한 고령화 심화로 보수성향이 강한 50대 이상의 규모가 더 커져 선거영향력에 그대로 반영됐다는 의미다. 2007년 대선과 비교하면 20~40대 유권자 수는 0.7~3.0% 줄어든 반면 50대는 3.8%, 60대 이상은 2.7% 각각 늘었다.
진보진영은 투표율 급증이 젊은층의 투표참여가 원인이길 기대했지만 상당 부분은 이들 50대 이상이 주도했다는 추론이 가능한 대목이다. 실제로 방송 3사 출구조사 결과, 50대가 89.9%로 연령대별 투표율 1위를 차지했고 60대 이상이 78.8%로 2위를, 40대가 78.7%로 3위에 올랐다. 이어 72.5%를 기록한 30대가 4위를 기록했다. 20대는 65.2%를 기록해 연령별 가장 낮은 투표율을 보였다. 결국 5060세대의 투표가 승패를 결정지은 셈이다.
눈을 도내로 돌리면 이런 현상은 더욱 심화된다. 이번 대선 전체 유권자의 연령별 구성 비율을 보면 10~30대가 38.2%, 40대 21.8%, 50대 이상은 40%였다. 전체 구성면으로 볼 때 50대 이상이 30대 이하보다 1.8% 많지만 균형을 이뤘다고 볼 수 있다.하지만 도내 유권자는 30대 이하 33.2%, 50대 이상이 46.51%로 50대 이상이 13.31% 더 많아 균형추가 한 쪽으로 쏠렸다. 40대는 20.29%였다.
박 당선인의 전국 득표율 51.55%와 도내 득표율 61.97%를 단순히 산술적으로만 계산했을 경우 도내에서 더 얻은 10.42%가 연령대별 유권자의 추이와 비슷하다는 계산이 가능하다. 전국평균 대비 도내에서 30대 이하 유권자는 5% 적고 50대 이상은 6.53% 많다. 결국 야권은 도내에서 추가로 5%를 손해봤고 여권은 6.53% 플러스 효과가 있어 새누리당이 10% 이상 도내에서 더 얻을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았다는 것이다.
도내 정가 관계자는 “도내 고령화 심화로 인해 보수적 성향의 유권자가 많은 것은 사실”이라며 “하지만 단순히 나이에 따른 이념적 성향보다 각 후보의 이미지가 더 중요한 요인이다. 지난 두 번의 도지사 선거가 이를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성현기자 sunny@kw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