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일 윤석열 전 대통령의 파면으로 내란·외환죄를 제외하고는 재직 중 형사상 소추를 받지 않는 불소추특권을 상실하면서 윤 전 대통령 부부의 공천 개입 등 연루된 각종 의혹 수사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중앙지검 명태균 의혹 전담 수사팀(팀장 이지형 차장검사)은 윤 전 대통령과 배우자 김건희 여사가 2022년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 지난해 22대 국회의원 선거 등에서 명씨 요청에 따라 국민의힘에 특정 후보 공천을 요구하는 등 선거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수사하고 있다.
명씨가 20대 대선을 앞두고 윤 전 대통령을 돕기 위해 81차례의 공표·비공표 여론조사를 했고 3억7천520만원의 비용은 모두 연구소가 부담했으며 일부 조사는 윤 전 대통령에게 유리하게 조작하기도 했다고 검찰은 의심한다.
만약 윤 전 대통령 부부가 여론조사를 무상으로 제공받고 그 대가로 김영선 전 의원 등의 공천을 도왔다면 정치자금법·공직선거법 위반에 해당할 수 있다.
검찰은 앞서 공천과 관련해 정치자금을 주고받은 혐의로 김 전 의원과 명씨를 기소했으나, 윤 전 대통령 부부가 공천에 관여했는지 등에 관해서는 판단하지 않았다.

특히 최근에는 명씨가 202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오세훈 서울시장을 위해 비공표 여론조사를 실시하고 비용을 사업가 김한정 씨로부터 대납받았다는, 윤 전 대통령 부부와는 관련성이 떨어지는 의혹을 중점적으로 수사했다.
하지만 공천 개입 의심 정황이 짙게 드러난 상황에서 현직 대통령과 영부인 수사라는 현실적 제약이 사라진 만큼 조만간 윤 전 대통령 부부 소환이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
앞서 공개된 녹취에 따르면 윤 전 대통령은 공천 당시 명씨와 통화에서 "내가 김영선이 경선 때부터 열심히 뛰었으니까 김영선이를 좀 해줘라 그랬는데, 말이 많네. 당에서", "상현이(윤상현 당시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한테 내가 한 번 더 이야기할게"라고 말했다. 같은 날 김 여사도 "당선인이 지금 전화를 했는데. 하여튼 당선인 이름 팔지 말고, (김 전 의원을) 그냥 밀으라고(밀라고) 했다"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검찰이 대선을 앞둔 시점에 정치적으로 민감한 윤 전 대통령 부부 수사를 서두르지 않으리라는 관측도 나왔다.

한편, 서울고검이 검토 중인 김 여사의 명품 가방 수수 및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의 재수사 여부 결론도 빨라질 가능성이 있다.
윤 전 대통령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와 경찰의 수사선상에도 올라 있다.
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 사건 수사에 외압을 행사하고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을 주호주 대사로 임명해 도피시킨 혐의(직권남용·범인도피) 등으로 공수처에 고발된 상태다.
공수처는 현재 진행 중인 계엄 관련한 수사를 마무리하는 대로 해병대 사건 수사를 재개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