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몇 년간 대한민국 교육 현장, 특히 강원도에서 일어나는 교원 수급 문제는 교육의 질을 위협하는 심각한 사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강원도에서만 중등교사 수가 최근 3년간 500명 이상 감소했으며 이로 인해 한 명의 교사가 5개 학교를 순회하며 겸임수업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교육부는 내년에도 대규모 교원 감축을 예고하고 있어 교사들의 업무 과중은 물론, 교육의 질 하락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한국 공교육의 근간을 흔드는 중대한 문제로 신속한 대책 마련이 절실히 요구된다.
더욱 심각한 것은 이러한 교원 부족 현상이 교사들이 전공과 무관한 과목을 가르치게 만드는 ‘상치교사’ 문제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강원도 내 상치교사 수는 2021년 55명에서 2022년 65명, 2023년 77명으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상치교사는 자신이 전문적으로 공부한 분야가 아닌 다른 과목을 가르쳐야 하기 때문에 그 수업에 대한 전문성이 부족할 수밖에 없다. 이는 학생들이 충분한 교육을 받을 수 없게 만드는 요인 중 하나로 작용한다.
교육부는 내년에 강원도 내 중등교원을 추가로 180여명 감축할 계획을 발표했다. 이는 교사들의 업무 부담을 가중시킬 뿐 아니라 학생들의 교육의 질을 갈수록 악화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내년에 도입될 고교학점제와 학생 개별 맞춤형 수업 등의 제도적 변화로 더 많은 교원이 필요함에도 오히려 교원 수를 줄이려는 교육부의 정책은 현실과 동떨어진 것이 아닐 수 없다. 이러한 사안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중요한 대책이 필요하다. 우선은 교원 선발 인원의 확대다. 현재의 교원 수급 문제는 교사 선발 인원이 축소되면서 발생한 문제다. 따라서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교육부가 교원 선발 인원을 대폭 늘려야 한다.
특히 지역별 교원 수급 상황을 면밀히 분석해 교사가 부족한 지역에 우선적으로 인원을 배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겸임교사와 상치교사 문제 해결을 위해 교사들이 전공에 맞는 과목에 전념할 수 있도록 교사 배치를 조정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교사들의 근무 학교를 한정하고 가능한 한 전공 과목을 가르치도록 해야 한다. 더 나아가 교사들의 근무 환경 개선이다. 교사들이 여러 학교를 돌아다니며 수업을 하는 상황에서는 그들의 체력과 정신적 건강이 큰 영향을 받는다. 교사들이 안정된 환경에서 수업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는 교사들의 업무 스트레스를 낮추고, 학생들에게도 보다 질 높은 교육을 제공할 수 있는 중요한 방안이 된다. 교사의 역할 확대에 따른 보상 체계 확충도 이뤄져야 할 때다. 최근 들어 교사들에게 요구되는 역할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이에 따른 보상은 충분하지 않다. 따라서 교사의 역할 확대에 따른 적절한 보상 체계를 마련해 교사들이 보다 동기 부여된 상태에서 교육에 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