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걷고 차고 달리고… 많은일 담당
여러 동물들 삶에도 중요한 역할
다리(脚·Leg)란 사람이나 동물의 몸통 아래에 붙어있는 신체의 일부로 서고 걷고 뛰고 차고 달리는 일 따위를 맡아 한다. 또 오징어나 문어다리 안경다리 책상다리도 다리라 부른다. '다리(발)가 효자(맏아들, 의붓자식)보다 낫다'란 성한 다리가 있으면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구경도 할 수 있고 맛있는 음식도 먹을 수 있음을, '다리 부러진 장수 성안에서 호령한다'란 남 앞에서는 제대로 기도 못 펴면서 남이 없는 곳에서만 잘난 체하고 호기 부림을 빗댄 속담이다. 관용구(慣用句)로 '다리 뻗고 자다'란 마음 놓고 편히 잠을, '다리가 길다'란 음식 먹는 자리에 우연히 가게 돼 먹을 복이 있음을, '다리야(걸음아), 날 살려라'란 있는 힘을 다해 매우 다급하게 도망침을 이르는 말이다. 그리고 바지 끝이 갈라져 두 갈래로 벌어진 것을 '가랑이', 다리를 꿰는 부위를 '바짓가랑이'라 한다. '한 가랑이에 두 다리 넣는다'란 정신없이 매우 서두르는 모양을, '뱁새(촉새)가 황새를 따라가다 가랑이 찢어진다'란 힘에 겨운 일을 억지로 하면 도리어 해만 입음을 비겨 이르는 말이다. 그리고 문장이나 수식어에 쓰이는 '< >'를 '가랑이표'라 부른다. 동물마다 나름대로 다리가 가지가지다. 사람을 포함하는 포유류의 다리만 다리가 아니라는 것이다. 원생동물(原生動物)인 아메바(Amoeba)의 다리를 위족(假足) 또는 허족(虛足)이라 하고, 자유자재(自由自在)로 변형하는 돌기를 써서 기어가거나 먹이를 둘러싸 잡아먹는다. 또 연체동물(軟體動物)은 근육성의 돌기가 발 몫을 하니, 조개(이매패류·二枚貝類)는 편평한 도끼발(부족·斧足)로 모래 속을 파고드는 데 적합하고, 고동(복족류·腹足類)은 발(다리)을 편평하게 퍼져서 기며, 두족류(頭足類)는 다리(팔) 8개인 문어와 낙지와, 10개인 오징어와 꼴뚜기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