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찜통더위가 한반도를 강타하며 강원도 곳곳에서는 다양한 방법으로 폭염을 극복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9일 찾은 춘천 육림랜드 동물원에서는 호랑이, 반달가슴곰, 차우차우, 원숭이 등 다양한 동물들이 각자의 방법으로 열기를 식혀냈다.
흑곰은 사육장 내부 연못가에서 연신 물장구를 치며 온몸을 시원하게 적셨다. 사육사는 거대한 얼음 덩어리와 얼음물통을 사육장에 들여놓기 바빴다.
파라솔 그늘 아래 자리 잡은 차우차우에게는 얼음 마사지 서비스를 선물하며 더위를 쫓아냈다.
도내 축산 농가도 불볕더위와 사투를 벌이고 있다.
이날 춘천시 신북읍의 한 축사에는 선풍기 20여대가 쉴 새 없이 돌아갔다.
뙤약볕에 지치기 쉬운 소들을 위해 태양광 패널을 설치하며 그늘을 만들었지만, 축사 안 온도계는 38도를 가리켰다.
60여마리의 소를 키우는 유용현(51) 씨는 “20년간 축산업에 종사하고 있지만, 올해처럼 더운 적은 없었다”며 “기후위기 영향때문인지, 덥고 습한 날씨에 탈진하는 소들이 많아 걱정”이라고 했다.
연일 계속되는 무더위 속 강원도 내 물놀이터는 각광을 받고 있다.
춘천시와 강원특별자치도, 창간 80주년을 맞은 강원일보가 공동 주최하는 ‘2025 춘천시 썸머 워터 페스티벌’에는 평일임에도 불구, 많은 인파가 몰려 물놀이를 즐겼다.
지난 1일부터 운영을 시작한 원주 보물섬물놀이장은 많은 인파가 몰리고 있다. 그늘 아래 텐트를 치고 휴식을 취하거나, 간식을 나눠먹으며 한낮의 더위를 피한다. 박모(35)씨는 “워터파크를 가기엔 부담스러워 지역 내 물놀이장을 자주 이용한다”며 “주말에는 주차 공간을 찾기 어려울 정도로 인기”라고 전했다.
원주시 지정면의 한 아파트 단지도 최근 분수대를 가동하며 피서 공간을 마련했다. 입주민 박모(여·32) 씨는 “3살 된 아이와 분수대에서 물놀이를 하며 더위를 날리고, 해가 저문 뒤에야 집에 들어간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