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행심위, 양양군 케이블카사업 인용 결정
"설악산, 강원도 관광의 희망과 자존심
절제된 개발과 보존으로 경쟁력 제고를"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설치사업이 탄력을 받게 됐다. 중앙행정심판위원회가 29일 오전 10시 세종청사 심판정에서 오색케이블카에 대한 양양군과 원주지방환경청의 구술심리를 가진 후 양양군의 청구에 대한 (인용) 결정을 내렸기 때문이다. 사업 추진을 막은 원주환경청에 하자가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지역사회에서는 중앙행심위가 세계적인 명산인 설악산을 환경훼손으로부터 보호하고 설악권 지역경기 회생을 위해 절대적으로 필요한 오색케이블카 사업에 대해 인용 결정을 내리면서 주민의 정서를 올바로 읽었다며 환영하는 분위기다. 이날은 양양군민은 물론이고 강원인들에게 영원히 잊지 못할 날로 기억될 것이다. 설악산이 세계적인 관광도시들과 어깨를 겨룰 기초를 마련해 나가고 있다는 점에서 그렇다. 설악산은 이제 세계적인 명산으로 거듭나야 한다. 설악산은 강원도 관광을 견인할 추동력이 돼야 한다. 설악산은 사실 강원도 관광의 희망이자 자존심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동안 오색케이블카 설치에 대한 찬반 입장은 당초 '환경'과 '경제' 논리가 팽팽히 맞서는 양상이었지만, 최근에는 '환경보전을 위한 케이블카 설치' 필요성이 대두된 상황이다. 설악산 주변은 각종 개발규제로 인해 상권은 위축됐지만 탐방객은 꾸준히 증가하며, 생태적 수용능력을 초과했기 때문이다. 이는 수년 전의 통계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2012년 설악산국립공원 탐방객 규모는 354만명으로 지리산의 267만명, 한라산의 113만명을 크게 넘어섰다. 이 때문에 도와 양양군은 환경적 측면에서의 케이블카 설치·운영에 초점을 맞춰 왔다. 등반객의 42%가 몰리는 단풍철 설악산의 환경훼손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케이블카는 탐방객 분산 효과를 가져온다. 오색케이블카 설치 사업이 추진돼야 하는 이유다. 산악의 자연환경을 가장 잘 보전하는 길은 사람, 즉 등산객의 출입을 아예 막는 것이다. 이것이 현실적으로 가능하지 않다면 환경피해를 최소화하면서 등산객들이 산을 누릴 수 있는 길을 찾아야 한다. 케이블카는 그 해답 중 하나다. 적절히 절제하면서 자연경관과 잘 어우러지도록 건설한다면 케이블카는 환경보전의 효자가 될 수 있다. 중국의 사례가 좋은 예다. 1970년대 말~1980년대 초 황산은 급증하는 등산객으로 몸살을 앓았다. 황산은 설악산 3개 이상을 합쳐 놓은 크기다. 규모가 크다 보니 등반에 길게는 5박6일이 걸렸다. 등산객들은 산속에서 숙식을 해결할 수밖에 없었고, 그 과정에서 빠른 속도로 환경이 파괴됐다. 중국 최고 지도자 덩샤오핑(鄧小平)은 1979년 7월 당 간부들에게 황산의 관광자원을 적극 개발하는 것과 동시에 자연환경을 보전할 수 있는 치산(治山) 대책을 강구할 것을 지시했다. 여기서 나온 원칙이 '산 위에서 즐기되 잠은 내려와서 자게 한다(山上遊, 山下住)'였다. 이를 가능케 한 것이 케이블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