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강릉지역 대수용가에 대한 제한급수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강릉시의 계획과 실제 현장 상황이 어긋나면서 혼선이 빚어지고 있다.
지난 8일 오후 7시께 찾은 강릉시 내곡동의 한 아파트에는 주민들이 손에 크고 작은 물통을 들고 긴 행렬을 이루고 있었다. 전날 저녁부터 물이 끊겨 주민들이 불편을 겪자 강릉시에서 살수차를 긴급 지원했기 때문이다. 주민들이 들고 온 물통은 김치통부터 보온병, 대형 쓰레기통, 양동이 등 종류가 다양했다.
주민들에게 살수차로 직접 물을 공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시에서 제한급수를 시행하며 아파트별로 물 사용일수를 정해놨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계획보다 훨씬 빠르게 물이 소진되면서 이 같은 사태가 발생한 것이다.
주민들은 간단한 세안과 양치를 하기 위한 물을 받아 갔다.
주민 A씨는 “급수차가 온다는 소식에 가족들이 다 같이 나왔다”며 “강릉에 살면서 물난리, 불난리 다 겪어 봤지만 이런 난리는 처음”이라고 말했다.
1인당 정해진 양은 없었지만 물통 2개를 들고 나온 주민이 “다른 사람들도 물을 받아야 하지 않냐”며 1통의 물만 채워가는 등 서로 배려하는 모습을 보였다.
홍제동의 한 아파트는 계속해서 단수 시간이 바뀌면서 주민들이 혼란을 겪고 있다.
당초 하루 6시간이었던 물 공급 시간이 4시간으로 줄더니 지난 8일부터는 오전 7시부터 7시30분까지 30분 동안만 물을 공급하기로 했다. 직장 등의 사유로 집을 비웠던 주민들은 저녁에 갑자기 물이 나오지 않자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해당 아파트에 거주하는 정모(43)씨는 “아이가 둘인데 생수로 겨우 씻기고 있다”며 “화장실 사용이 가장 불편하다. 밖에 있는 화장실을 이용하는 등 불편을 겪고 있다”고 토로했다.
내곡동의 한 아파트는 당초 10일로 예정됐던 저수조 운반급수 날짜가 갑작스럽게 12일로 연기되는 등 곳곳에서 혼선이 빚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강릉시는 대수용가 급수지원에 대해서는 현장 상황에 따라 탄력적으로 운영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로 인해 급수 예정 날짜가 변경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강릉시 관계자는 “최대한 물을 절약해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