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일반

[코로나19 1년, 흔들리는 가족]아동 10명 중 4명 낮시간대 어른없이 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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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돌봄공백 속 아이들

코로나19가 발생한 지도 1년이 지났다. 코로나19는 사회 전반적으로 우울감과 피로감을 주고 있지만 특히 여성과 아동 등 사회 취약계층에게 더 많은 피해를 가져 왔다는 평가다. 강원일보와 강원도여성가족연구원은 관련 통계 분석과 사례를 통해 도내 코로나19로 인한 가족의 변화에 대해 세 차례에 걸쳐 싣는다.

아동센터 300여명 대상 조사

한부모·맞벌이 가구 자녀들

44%이상 돌봄사각지대 놓여

춘천에 거주하는 초등학생 경아(가명)는 대부분의 시간을 집에서 휴대폰을 보며 지내고 있다. 우울증을 호소하는 엄마의 영향 때문인지 또래에게 보이는 생기발랄함은 찾아볼 수 없다. 강릉에 있는 민석(가명)이는 부모님이 맞벌이를 하는 탓에 홀로 끼니를 챙기고 집을 지켜야 했고 지역아동센터에 와서도 프로그램에 참여하지 못하는 의욕없는 모습을 보였다.

정부 지원으로 긴급돌봄서비스가 가동되고 있지만 '돌봄공백'으로 인해 방치되는 아동들이 많았다. 또 이로 인한 우울감 증가, 의욕저하 등이 우려되고 있다.

도여성가족연구원이 지난해 강원도 170여개 지역아동센터 이용아동의 양육자 300여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포스트 코로나시대 강원도 초등돌봄 및 생활실태'에 따르면 아동 10명 중 4명(37%)이 평일 낮 시간을 집에서 혼자 보내거나 형제자매들과 함께 보내고 있어 돌봄공백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한부모가구의 경우 44.5%, 맞벌이 가구 중 46%의 자녀들이 돌봐줄 어른 없이 혼자 또는 형제자매와 집에서 머물러 공백 비율이 컸다.

돌봄 공백은 식사에도 영향을 미쳤다. 등교수업을 하지 않는 날 점심 결식 우려는 한부모 가정에게 높게 나타났다. 일반가구의 경우 결식빈도는 낮았지만 급식 지원 없이 형제자매끼리 식사하는 비율이 높아 사각지대에 놓여 있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전현수 도여성가족연구원 연구원은 “조사 결과 모든 가정에서 자녀 양육과 관련해 어려움을 겪고 있었고 돌봄 공백이 심각했다”며 “초등돌봄 제도는 서비스 운영주체가 교육부, 보건복지부, 여성가족부 등으로 혼재돼 있어 개별 가구 특성에 맞춘 서비스 연계가 불가능한 상황이기에 연계체계 구축이 우선돼야 한다”고 했다.

이현정기자 together@kw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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