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나지 않은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한가위를 맞이하는 의료진들의 마음은 걱정이 앞선다. 느슨한 사회적 거리두기 분위기가 만들어진 다음이면 어김없이 확진자가 증가하는 어려움을 겪었기 때문이다.
방역 당국과 전문가들이 지속적으로 경고하듯이 이번 추석은 가을 이후 우리가 어떤 환경에서 생활하게 될 것인지를 가르는 분기점이다. 소규모 집단을 중심으로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코로나19가 추석 명절 기간 대이동으로 인해 전국적으로 확산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8월 일부 집단을 중심으로 전국적인 코로나19 재확산 상황을 경험한 뒤 맞이한 첫 연휴 기간이라는 점에서 긴장감은 더 커진다.
시민들은 쉽게 체감하지 못하지만 확진환자 한 명이 발생할 때마다 방역 당국은 물론 병원 안에서는 소리 없는 전쟁이 벌어진다. 신종 바이러스인 코로나19의 특성상 감염돼 입원한 환자들은 언제 상태가 나빠질지 예상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아 의료진의 부담이 커지기 때문이다. 중증으로 진행되기라도 하면 더욱 많은 손길이 필요해진다. 중증 환자 1명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필자와 같은 감염내과 의사와 중환자 전문 호흡기내과 의사가 꼭 필요하다. 그리고 하루 기준 중환자 간호 경험이 있는 간호사가 6명 이상이 필요하다. 인공호흡기나 에크모(ECMO)라는 치료를 하는 경우는 더욱 많은 의료진이 필요하게 된다. 선별진료소에서 일하는 의료진들의 고충 또한 말할 것도 없다.
필자가 일하고 있는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의 경우 강원도 유일의 상급종합병원으로 확진환자 중 주로 폐렴이 발생한 중증 환자를 담당하고 있다. 자신도 모르게 감염돼 증상으로 인한 고통과 두려움을 호소하는 환자들을 보면 안타까운 마음을 감출 수 없다. 고령의 환자들의 경우 사망률도 높고, 나이가 젊더라도 심한 폐렴 후에는 후유증이 남을 수도 있기 때문에 감염되지 않는 것이 최선이라는 생각이 든다. 예방을 위한 최선은 개인방역이며 마스크와 사회적 거리두기만이 우리 모두를 지킬 힘인 것이다. 손씻기와 2m 이상의 거리두기를 실천하고 3밀(밀폐·밀집·밀접) 시설을 피해야 한다.
지자체에도 당부하고자 한다. 대량환자 발생에 대비해 중증도에 따른 격리 및 입원 계획과 함께 이를 실행할 수 있는 시설을 마련해야 한다. 확진자의 80%는 경증 환자인 만큼 생활치료센터에서 격리 및 관리가 가능하도록 해 의료시설을 효율적으로 운영해야 한다. 올 8월 원주지역에서 발생한 환자 대량 발생 사태를 통해 원주지역에 생활치료센터가 준비된 것은 고무적이나 이를 잘 활용함으로써 확진자 이외의 환자에 대한 치료 공백이 생기지 않게 하는 것도 중요하다.
추석 이후 날씨가 서늘해지면 독감을 포함한 호흡기질환 환자가 늘어날 것이다. 코로나19와 유사한 증상을 보이는 환자가 많아진다는 의미다. 뿐만 아니라 코로나19 환자도 다시 증가할 수 있다. 8월 원주에서는 짧은 기간에 100명 가까운 환자가 급속히 발생하는 등 여러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나 추석 이후에는 이보다 더한 최악의 경우를 대비해 지역 의료 자원이 감당할 수 있는 체계를 만들어 둬야 한다. 지자체 방역 당국의 철저한 준비 및 의료기관의 협력이 절실하며 이에 대한 과감한 투자가 필요하다. 절박하고 시급한 문제다. 시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일보다 중요한 일은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