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초

[속초]“새집서 추석 차례상…다시 행복 꿈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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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불 이재민 생활을 청산하고 한 달 전 새집에 입주한 박만호·김선환씨(왼쪽 두번째부터) 부부가 29일 자녀들과 함께 점심식사를 하고 있다

산불발생 1년 속초 영랑동 장천마을 박만호씨 가족

이재민 주택 벗어나 한 달 전 새집 입주 웃음 되찾아

“새집에서 차례 지내게 돼 조상님 뵐 면목이 생겼어요.”

민족 최대의 명절인 한가위를 이틀 앞둔 29일 낮 가을 햇살이 따사롭게 내리 쬐는 속초시 영랑동 장천마을.

검게 그을린 마을 앞산의 모습만 없으면 지난해 이 마을에 대형산불이란 화마가 덮쳤다는 사실은 상상도 하지 못할 정도로 마을은 생기를 찾고 있었다. 벼베기 작업을 하다 점심식사를 위해 집으로 온 박만호(73)씨의 표정은 산불 발생 1주년을 맞아 방문했던 올 4월에 비해 한결 밝아 보였다.

박씨는 “한 달 전에 새로 지은 집에 입주했는데, 내 평생 처음으로 지은 집인데도 마냥 기쁘기만 하진 않더라”며 “조상들이 물려준 (불에 타버린)집은 좋은 집은 아니었지만, 자식들과 함께 행복을 꿈꾸던 큰 집이었다”고 술회했다.

올해 벼 작황이 좋지 않은데다 태풍 피해로 4만9,587㎡(1만5,000평)의 논 가운데 8,265㎡(2,500평) 정도의 면적에서 벼가 쓰러져 콤바인 작업하기가 여간 어렵지 않은데 사위가 휴가를 내고 와서 도와줘 큰 힘이 된다고 자랑했다. 그는 추석날 차례를 지내고 마을 뒷산에 있는 산소에 성묘를 가 조상들께 새집을 지은 사실을 고할 예정이다.

박씨를 비롯한 산불 이재민들이 1년 넘게 생활하다 모두들 떠난 조립식 주택촌은 그들의 눈물과 한숨을 삭힌 채 적막이 흐르고 있었다.

속초=정익기기자 igjung@kw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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