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일반

[문화인터뷰]발레리나 윤선형(춘천)씨

“열정적인 무대 꿈나무들에게 전수하겠다”

최근 모던발레와 고전 연극의 만남으로 신선함을 제공했던 퓨전연극 '노란손수건'의 안무를 맡았던 춘천출신 발레리나 윤선형(40·사진)씨. 그가 이끄는 '윤선형발레단'과 함께 새로운 무대 언어와 에너지를 표현하며, 지역 사회에서 새로운 시도로 주목받고 있다.

“노란손수건이 보여준 현대적인 느낌의 발레와 고전 연극의 만남은 국내에서도 보기 힘든 신선한 시도였습니다. 무용은 몸짓이라는 언어를 통해 관객들을 만나게 되는데 이 점 때문에 손짓 하나에도 의사전달을 위한 연습을 했습니다.”

윤선형씨는 유니버설발레단 출신으로 김영주 도립무용단장에게 처음으로 한국춤을 배웠으며, 리틀엔젤스 단원 시험을 보러 갔다가 유니버설발레단 초대 예술감독 델라스씨의 권유로 발레리나의 길을 걷게 됐다. 춘천초, 선화예중·고교, 이화여대, 한국예술종합학교 전문사 과정 수석졸업, 해외 유학을 거친 윤씨는 엘리트 발레리나다.

“1992년 유니버설발레단에 입단해 '인 더 무드'와 '나폴리'에서 첫 주역을 맡았을 때를 잊을 수 없습니다. 뛸 듯이 기뻤어요.” 이후 그녀는 '돈키호테' 중 큐피드 솔로를 비롯해 '심청' 중 뎀셀피쉬 솔로, '지젤' 중 패전트파드되 솔로 등 재직시절 450여회의 공연 경험을 자랑한다. 1993년부터는 이화여대 무용과 졸업생들로 이뤄진 '발레블랑' 회원으로 정기공연 및 창작공연에도 출연하며 다양한 무대경험을 쌓았다. 1998년 12월 유니버설발레단에서 퇴단한 이후 유니버설발레아카데미, 유니버설발레단 발레마스터 클래스 전임강사, 국립발레단 발레마스터 클래스 강사를 역임했다.

7년간의 현역생활과 8년간의 지도자 생활로 총 15년간 유니버설발레단에서 활동했으며 로이토비아스, 브루스 스타이블, 키로프의 갈리나 케키쉐바, 나탈리아 스피치나, 알버트 미르조안, 루마니아 제타 칸스탄티네스쿠를 사사했다.

자신의 끼를 남에게 전하는 일이 그녀에게는 천성으로 여겨진다. 유니버설발레단 수석인 안지은씨를 비롯해 나초 두아토 단원 손유희·최희재, 로열 스웨디시발레단 남민지, 싱가포르 무용단 박연정, 유진발레단의 김윤경, 국립발레단 김리회씨 등이 윤씨의 지도를 받았다.

창작적 요소와 뛰어난 응용력을 갖췄다는 평을 받고 있는 윤씨는 지역 문화예술을 위해 창작활동과 지역 인재를 발굴 지도하는 일에 주력할 계획이다. “춤 꿈나무들의 자라나는 모습을 보면 정말 기분이 좋습니다. 지역에도 훌륭하게 자라날 인재들이 있는데 이들을 지도하고 싶습니다.”

'발레하는 남자와 절대 만나지 않겠다'고 생각했지만 현재 국립발레단의 그랑솔리스트로 활약중인 이종필씨와 운명적인 백년가약을 맺고 1남1녀를 둔 12년차 주부이기도 하다. “아들은 미술을, 딸은 공부로 키울 생각이에요. 그래도 아이들이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도록 도울 겁니다.”

2007년 현대춤협회의 NGF에 작품 'Iron'을 안무하고 남편 이종필씨와 함께 출연했었다. 남편 이종필은 중학교 2학년때 춤을 시작해 선화예고, 한양대 안산캠퍼스, 세종대 대학원을 거쳐 현재 한양대 박사과정 중이다. 이씨는 신인무용콩쿠르 금상을 수상했으며, 1994년부터 2002년까지 유니버설발레단원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윤선형씨는 “언젠가는 남편과 공동으로 창작한 작품을 무대에 올리고 싶다”며 “지역을 중심으로 다양하고 활발한 활동을 펼칠 것”이라고 밝혔다.

김상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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