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미들은 멀리 200m까지 먹이 사냥을 한다. 또한 개미는 냄새로 말한다! 사냥을 끝내고 돌아오면서 땅바닥에 꽁무니를 질질 끌면서 문질러(뿌려둔)둔 흔적을 ‘냄새길’이라 하고, 친구들은 초행길이지만 그 길 따라 먹잇감이 있는 곳으로 달음박질할 수 있다. 그런데 그것은 휘발성이 있어서 곧 냄새가 날아가고 만다. 그렇지 않았다면 개미들이 마냥 같은 길을 갈팡질팡 쏘다니며 헛걸음을 할 뻔했다. 이렇게 먹이 찾는 길을 알리는 페로몬도 있고, 위험을 알리는 경보 페로몬도 있다.
음식이 몹시 신 것을 일러 “시기는 산 개미 똥구멍이다”라 하는데, 실제로 개미는 강한 산성인 ‘개미산(의산, 蟻酸)’을 분비한다. 7·8월 텃밭 한구석에 진보라이거나 흰 도라지꽃이 무더기로 핀다. 꽃이 벌기 전 꽈리(풍선) 꼴의 꽃봉오리를 꽉꽉 눌러 딱! 딱! 딱총 놀이를 한다. 그다음에는 활짝 번 진보라 꽃을 따 왕개미를 잡아 그 속에 집어넣고는 꽃잎(꽃부리)을 아물어(싸잡아) 움켜쥔 다음, “신랑 방에 불 써라(켜라) 각시방에 불 써라.”하고 고함지르며 세차게 흔들어댄다.
그러고는 꽃잎을 열고 쩔쩔매는 개미는 놓아준다.그런데 놀랍게도 꽃잎에 새빨간 점(등불)이 띄엄띄엄 켜졌다! 꽃잎에 갇힌 개미가 흔듦에 어지럽고 놀라 오줌(개미산)을 질금질금 싸대 꽃 대궐에 눈부시게 아름다운 청사초롱을 켠 것이다. 산성인 개미산이 보라 꽃잎에 든 리트머스(litmus) 성질을 지닌 안토시아닌(화청소)을 붉게 바꾼 것이다. 사실 리트머스란 ‘리트머스이끼’에서 뽑은 안토시아닌(anthocyanin)이다.
중남미에 사는 개미 중에는 ‘신이 준 선물’이라는 버섯 농사를 짓는 ‘버섯개미’가 200종이나 있다. 동물 배설물이나 시체에 홀씨(포자)를 흩뿌려 버섯을 키우는 녀석들도 있고, 잎을 잘라다 거기에 버섯을 치는 ‘가위개미’가 유명하다. 또 ‘목축업’을 하는 개미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