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중언

[언중언]강원도청 모범 공무원들

무릇 공무원이란 치열한 성실로 제 몫을 다해야 한다. 지난 15일 강원특별자치도가 2025년도 상반기 모범 공무원 8명을 선정해 표창장을 수여했다. 수상자는 자치행정과 함동균, 예산과 김준연, 체육과 류기현, 전략산업과 박영현, 도로관리사업소 북부지소 김차영, 농정과 채수운, 국제협력관 홍미연, 감사위원회 류지현 주무관 등이다. 경쟁률 200대1. 숫자 하나로 설명되지 않는 고요한 분투가 그 안에 있다. 이들의 이름은 잠시 신문지면에 오르지만, 진짜 빛은 문서 더미 속에 있다. ▼눈길을 끄는 이가 있다. 도로관리사업소 북부지소 김차영 주무관. 지난 4월 삼척 도계 탄광에서 33년간 일한 아버지를 위해 간을 이식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공직자의 일상이 한순간 눈물과 존경으로 물든 건, 피붙이에 대한 그의 절절한 헌신이 공무의 윤리와 닮아 있었기 때문이다. 충신 관중은 ‘부모에 효도하지 않는 자는 백성을 사랑할 수 없다’ 했고, 송나라의 범중엄은 ‘먼저 근심하고 나중에 즐거워하라’ 일렀다. 김 주무관의 선택은 사적인 충정을 넘어 공적 책무의 본질을 되묻는 질문이었다. ▼우리가 흔히 공무원을 비판할 때 들먹이는 말이 있다. ‘철밥통’. 그러나 밥통의 진가는 불길 속에서도 그릇을 지키는 데 있다. 자치행정과, 예산과, 체육과, 농정과, 국제협력관, 감사위원회... 이름만 들어도 각자의 싸움터가 선하다. 지역의 재정 살림을 도맡고, 체육 현장 땀 냄새 속을 뛰고, 국제 외교전의 물밑까지 헤엄친다. 무대는 달라도 방향은 하나다. 현장의 논리와 주민의 체온을 안고 정책의 허공을 현실로 바꾸는 사람들. 이들이 진짜 강원특별자치도의 얼굴이다. ▼표창장을 손에 쥔 8인의 이름은 곧 사라질 기사 한 귀퉁이에 머무를지 모른다. 그러나 그들이 남긴 흔적은 한 통의 민원 전화기, 하천가의 난간 하나에 새겨져 있을 것이다. 어쩌면 ‘모범’이란 말은 이들에게 상보다 부담일 수 있다. 하지만 한 번은 말해줘야 한다. “당신들이 있어, 강원이 숨 쉰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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