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원특별자치도가 반도체 산업의 생명수로 불리는 ‘초순수’ 연구시설의 원주 유치를 정부에 공식 건의했다.
초순수는 불순물이 없는 물로, 반도체 생산 과정에서 대량으로 쓰여 품질에 결정적 영향을 끼친다. 특히 이차전지와 디스플레이, 의료기기, 화학, 의료·바이오 산업 등 첨단 정밀공정의 필수 자원이자 전략적 안보 경제 자산이다. 일본이 세계 시장을 독점하다시피 했으며 국내 반도체 공장도 전량 일본에서 수입해왔으나 최근 국산화에 성공했다.
환경부는 지난해 6월 초순수 기술개발과 인력양성 등을 위해 ‘국가 초순수 플랫폼센터’를 건립하겠다며 전국 지자체를 대상으로 공모계획을 발표했으나 돌연 사업을 잠정 중단했다. 정부는 최근 사업 재구조화를 완료하고 조만간 재공모를 진행할 것으로 전해진다.
국비 2,500억원이 지원되며 2030년까지 부지면적 3만5,000㎡에 △소재·부품·장비 시험센터 △초순수 실증설비(플랜트) △분석센터 △폐수 재이용 기술센터 △연구개발·기업지원·인재양성센터 등 5개 시설이 들어선다.
강원자치도는 지난해부터 국가 초순수 플랫폼센터 원주 부론산업단지 유치를 위한 공모 참여를 준비해왔으며 최근 정부와 국정기획위원회에도 공식 건의했다.
특히 지난 14일 김진태 지사는 용산 대통령실에서 우상호 정무수석을 만나 ‘국가 초순수 플랫폼센터’ 원주 유치를 비롯한 68개 현안의 국정과제 반영을 요청했다.
강원자치도의 최대 강점은 반도체 공장이 밀집한 우수한 접근성, 이미 사업 추진이 확정된 원주권 반도체 실증 테스트베드와의 연계 등이 꼽힌다.
원주 부론산단 위치는 SK하이닉스 이천공장과 24㎞, DB하이텍 음성공장과는 16㎞ 거리에 불과하다. 또 인근에 반도체 소모품실증센터, 미래차 신뢰성검증센터, 의료 AI 반도체 전문인력 양성센터 등 실증·연구기관들이 조성 중이다.
반도체는 물론 첨단산업의 필수이자 국내 유일의 시설이라는 점에서 경쟁은 상당히 치열할 전망이다. 경기 용인과 평택, 경북 구미 등 전국 15개 이상의 지자체가 유치에 관심이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